호르무즈 해협 재개방 협상이 다시 완전히 교착 상태에 빠졌어요. 이란이 미군 철수·전쟁배상금 등 6개 조건을 내걸며 개방을 거부했습니다. 국제유가가 하루 만에 5% 넘게 급등하며 WTI 82달러, 브렌트 88달러에 근접했어요.
어제(8월10일 자) 올렸던 글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조용히 협상 중"이라고 했는데 이란은 부인했다는 소식 전해드렸잖아요. 근데 그 사이에 상황이 더 꼬였어요. 조용한 협상은커녕, 이란이 아예 공개적으로 6개 조건을 못박아 버렸거든요. 🇮🇷
이란 최고국가안보회의 사무총장 모하마드 바게르 졸가드르가 지난 8일 성명을 냈는데, 내용이 꽤 강경해요. 첫째 미국이 이란에 대한 해상 봉쇄를 풀고 주변 병력을 철수할 것, 둘째 '침략 전쟁'으로 입은 피해를 온전히 배상할 것, 셋째 불법적인 대이란 제재를 해제할 것, 넷째 동결 자산을 조건 없이 풀 것, 다섯째 역내 이란 동맹국에 대한 공격을 멈출 것, 여섯째 이란과 연계 단체에 대한 미국의 전쟁을 영구히 끝낼 것. 이렇게 여섯 가지예요. 졸가드르는 "미국이 행동을 바로잡기 전까지는 호르무즈 해협이 재개방되지 않을 것"이라고 못 박았습니다.
사실 이 정도면 협상이라기보다는 최후통첩에 가까워 보여요. 미국 입장에서 배상금을 지급하고 병력을 철수한다는 건 정치적으로 받아들이기 쉽지 않은 카드거든요. 그러다 보니 시장에서는 "협상 교착이 꽤 오래 갈 수도 있겠다"는 쪽으로 무게가 실리는 분위기예요.
결과는 바로 유가에 반영됐어요. 뉴욕상업거래소에서 9월 인도분 WTI 선물이 배럴당 82.13달러로 전 거래일보다 5.1% 뛰었고, ICE선물거래소의 10월 인도분 브렌트유도 87.72달러로 5.0% 상승 마감했습니다. 지난주까지만 해도 급락분을 일부 되돌리는 수준이었는데, 이번엔 아예 새로운 상승 동력이 붙은 셈이에요.
이 여파가 다른 자산에도 번지고 있어요. 유가가 뛰면 물가 압력이 다시 살아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어제 다뤘던 금값 랠리도 상승 폭이 제한되는 모습이었고요. 국내에서도 원달러 환율이 1420원대를 중심으로 등락하는 배경 중 하나로 이 유가 변수가 꼽히고 있어요. 항공, 해운, 정유 업종 실적에도 직결되는 이슈라 국내 증시에서도 계속 주시할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솔직히 이 갈등이 언제 풀릴지는 저도 예측이 잘 안 돼요. 이란이 내건 조건이 워낙 포괄적이라, 미국이 부분적으로라도 수용하기 전까지는 해협이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