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브로드컴과 300억 달러 규모의 장기 칩 공급 계약을 맺었어요. 계약은 2031년까지 이어지고, 브로드컴은 콜로라도 공장에 15억 달러를 추가 투자합니다. '탈브로드컴' 우려가 걷히면서 브로드컴 주가는 장중 5%대 급등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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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이 뉴스 보고 좀 놀랐어요. 애플이 브로드컴이랑 30억 달러도 아니고 300억 달러(약 41조 원) 규모 칩 공급 계약을 새로 맺었다는 소식인데, 계약 기간이 무려 2031년까지입니다. 그동안 시장에서는 "애플이 결국 브로드컴 칩을 전부 자체 설계로 대체할 것"이라는 이른바 탈브로드컴 시나리오가 꾸준히 제기돼 왔거든요. 이번 발표로 그 공포가 상당 부분 걷힌 셈이에요.
핵심은 FBAR 필터입니다. 이게 뭐냐면, 스마트폰이 셀룰러망이나 와이파이에 붙을 때 신호를 깔끔하게 걸러주는 무선 통신용 부품인데, 아이폰의 통화 품질이나 데이터 속도에 은근히 큰 영향을 줘요. 애플은 이번 계약으로 이 필터를 포함한 무선 연결 칩을 브로드컴한테서 계속 공급받기로 했고, 계약 기간 동안 150억 개 넘는 미국산 칩을 생산한다는 목표를 세웠습니다.
눈에 띄는 대목은 브로드컴이 콜로라도주 포트콜린스 공장에 15억 달러를 추가로 투입해 시설을 확장·현대화한다는 부분이에요. 이건 애플의 미국 제조 프로그램 산하 투자로 분류되는데, 트럼프 행정부의 리쇼어링 압박과도 맞물려 있죠. 며칠 전 토요타가 텍사스에 3조 6천억 원을 투자해 타코마 생산라인을 멕시코에서 미국으로 옮기겠다고 발표한 것도 같은 맥락이고요. 반도체든 자동차든 "미국에서 만들어라"는 압박이 계속 현실화되는 분위기예요.
시장 반응은 바로 나왔습니다. 브로드컴 주가는 발표 직후 5%대 넘게 급등했고, 애플도 반등하면서 52주 신고가 317.40달러에 가까운 310.66달러까지 올라왔어요. 최근 1년 수익률만 49%인데, 이번 계약이 추가 동력이 된 셈이죠. JP모건은 이번 딜을 근거로 브로드컴의 AI 매출이 2028년까지 다시 두 배로 늘어날 거라는 전망까지 내놨습니다.
참고로 애플은 최근 몇 년간 퀄컴 의존도를 낮추려고 자체 모뎀칩(C 시리즈)을 개발해왔죠. 근데 이번 브로드컴 계약은 그 흐름과는 결이 좀 달라요. 모뎀 자체는 자체 설계로 가더라도, 그 모뎀이 실제로 신호를 깨끗하게 주고받으려면 RF 프런트엔드 부품이 필수인데, 이 영역은 브로드컴이 수십 년간 쌓아온 노하우가 필요한 분야거든요. 그러니까 애플의 전략은 전부 자체 제작이 아니라, 핵심 디지털 칩은 내재화하고 특화된 아날로그·RF는 계속 외주 주는 이원화 전략에 가깝다고 봐야 할 것 같아요.
사실 브로드컴 입장에서는 이번 계약이 단순히 매출 하나 더 늘어나는 수준이 아니에요. 그동안 주가를 짓눌러온 오버행이 바로 "애플이 언젠가 우리를 버릴 것"이라는 불안감이었거든요. 근데 이번에 2031년까지 못 박아버렸으니, 적어도 향후 5년은 그 걱정을 접어도 될 것 같습니다. 반도체 공급망에서 커스텀 RF·블루투스·와이파이 아키텍처만큼은 브로드컴이 대체 불가능한 파트너라는 걸 다시 한번 증명한 셈이고요.
개인적으로는 이번 딜이 "빅테크가 자체 설계 칩으로 완전히 갈아탄다"는 서사에 제동을 거는 신호로 보여요. 메타나 구글이 엔비디아 GPU 의존도를 낮추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긴 하지만, RF·아날로그처럼 고도로 특화된 영역에서는 여전히 브로드컴 같은 전문 업체를 벗어나기 힘들다는 거죠. 이 계약이 브로드컴의 커스텀 AI 반도체 사업에도 비슷한 장기 락인 효과를 만들어낼지, 다음 관전 포인트가 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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