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재무상이 연기금의 국내자산 투자 확대를 시사했어요. 엔화는 달러당 161.44엔으로 0.6% 강세, 10년물 국채금리는 10bp 급락했어요. 이번 주 내내 치솟던 금리가 하루 만에 방향을 튼 거라 시장이 술렁이고 있어요.
며칠 전까지만 해도 일본 국채시장은 완전히 다른 그림이었어요. 다카이치 정권의 확장 재정 우려, 이른바 '혼네부토 쇼크'에 중동發 리스크까지 겹치면서 국채금리가 30년 만에 최고 수준까지 치솟았거든요. 근데 오늘(7월 10일) 분위기가 확 바뀌었습니다.
가타야마 사토미 일본 재무상이 "GPIF를 포함한 연기금이 일본 금융자산에 훨씬 더 많이 투자하도록 유도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히면서 국채금리가 하루 만에 10bp나 빠졌어요. 10년물 금리는 2.775%로, 한 달 만에 가장 큰 낙폭을 기록했습니다. 엔화도 덩달아 강세로 돌아서 달러당 161.44엔까지 절상됐고요, 불과 일주일 전 40년 만의 최저치를 찍었던 걸 생각하면 꽤 극적인 반전이에요.
GPIF, 그러니까 일본 공적연금투자기금은 세계 최대 규모의 연기금이에요. 3월 말 기준 운용자산이 293조 6천억 엔, 달러로 환산하면 1조 8천억 달러에 달합니다. 지금은 국내주식·해외주식·국내채권·해외채권을 대략 25%씩 균등 배분하고 있는데, 2020년 조정 때 해외채권 비중을 15%에서 25%로 늘린 전례가 있거든요. 이번엔 반대로 국내 쪽 비중을 늘리는 방향인 셈이죠.
가타야마 재무상은 "가계가 경제 성장의 과실을 직접 체감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표현도 썼는데, 사실 이건 엔저로 고생하는 일본 가계와 기업의 불만을 달래려는 정치적 메시지에 가깝다고 봐요. 수입 원자재 가격 부담에 중동 전쟁으로 에너지 비용까지 올라간 상황이니, 엔화 방어가 시급했던 거죠. IG의 애널리스트 파비앙 입은 "이런 구조적 변화는 장기적으로 통화를 지지하는 요인"이라고 평가했는데, 솔직히 저는 발표만으로 실제 자금 이동까지 이어질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생각해요. GPIF 같은 초대형 기금이 자산배분을 실제로 바꾸려면 시간이 꽤 걸리거든요.
사실 국채금리와 엔화 움직임은 이번 주 내내 아시아 증시의 최대 변수였어요. 니케이는 오늘 2%가량 올랐고, 20년물 국채금리도 진정세를 보였습니다. 일본은행 입장에서도 나쁘지 않은 소식이에요. 엔저가 계속되면 수입물가 상승 압력 때문에 금리를 더 빨리 올려야 하는 부담이 커지는데, 정부가 연기금을 통해 엔화를 지지해주면 통화정책 운신의 폭이 넓어지거든요.
다만 이게 '말뿐인 개입'으로 끝날 수도 있다는 우려도 만만치 않아요. GPIF는 독립적으로 운용되는 기금이라 정부가 직접 배분 비율을 강제할 수는 없습니다. 재무상 발언은 어디까지나 유도와 권고 수준이고, 실제 이사회 승인과 중기계획 개정까지는 최소 몇 달이 걸릴 가능성이 커요. 그래서 시장 일각에서는 오늘 반응이 과도하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그럼에도 타이밍은 절묘했어요. 마침 중동 정세가 대화 국면으로 좀 누그러진 데다, 미국 고용지표 부진으로 달러 강세 동력도 약해진 참이었거든요. 여러 호재가 겹치면서 엔화 매도 포지션이 대거 청산된 것으로 보입니다. 다음 주 초 발표될 GPIF 중기 운용계획 관련 세부 일정이 나오면, 이번 반전이 추세인지 일시적 되돌림인지 좀 더 명확해질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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