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대통령이 이틀 전 선언했던 호르무즈 통행료 20%를 전격 철회했어요. 대신 걸프 국가들의 대미 투자·무역 협정으로 대체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브렌트유는 배럴당 84.95달러로 급등분 일부를 되돌렸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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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틀 전 이 블로그에서 다뤘던 그 통행료 얘기, 기억하시나요?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이 호르무즈 해협의 수호자(guardian)가 되겠다"며 통과 화물에 20%를 물리겠다고 발표했던 거요. 그때 브렌트유가 하루 만에 9% 넘게 뛰면서 2020년 이후 최대 일일 상승폭을 기록했었죠. 근데 오늘 트럼프가 그 통행료 방침을 하루 만에 접었습니다.
백악관 발표에 따르면 20% 수수료 대신, 걸프 국가들이 미국에 하게 될 무역·투자 협정으로 대체하겠다는 거예요. 사실상 통행료라는 형태의 직접 과금을 포기하고, 더 큰 틀의 딜로 바꾼 셈이죠. 근데 이게 진짜 정책 철회인지, 아니면 협상용 카드를 한 번 더 굴린 건지는 좀 애매합니다. 트럼프 특유의 화법이라 이번에도 "일단 세게 던지고 반응 보고 조정하는" 패턴 같기도 하고요.
시장은 일단 안도하는 분위기예요. WTI는 배럴당 79.56달러로 1.82% 올랐고, 브렌트유는 84.95달러로 1.98% 상승했는데, 장중 한때 85.92달러까지 찍었던 걸 감안하면 고점 대비로는 꺾인 겁니다. 그러니까 통행료 철회 소식에 유가가 고점에서 내려온 거긴 한데, 그렇다고 원래 수준으로 돌아간 건 절대 아니라는 거죠. 여전히 지난주보다 훨씬 높은 가격대예요.
근데 진짜 문제는 통행료가 아니라 실제 물리적 충돌이 계속되고 있다는 거예요. 미군이 이란 해안 목표물을 타격했고,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에서 유조선을 공격했습니다. UAE 국영 석유회사 ADNOC 소속 유조선 두 척이 발사체에 피격돼 선원 1명이 숨지고 여러 명이 다쳤다는 소식도 있었어요. 이란 외무장관 아라그치는 "해협을 안전하게 지나갈 수 있게 해주는 쪽이 그에 대한 보상을 받아야 한다"는 애매한 발언을 남겼고요. 실제로 지난 금요일부터 일요일까지 사흘간 해협 통과 선박이 57건에 그쳐서, 전주 대비 50% 넘게 급감했다고 하더라고요. 이게 통행료 얘기보다 훨씬 심각한 신호 같아요.
반도체 쪽으로도 불똥이 튀고 있습니다. 이스라엘 최대 파운드리인 타워세미컨덕터가 인텔·삼성·브로드컴에 웨이퍼를 공급하는데, 해협 리스크로 선적이 막히면서 고객사들이 대만의 UMC, VIS, PSMC 같은 레거시 파운드리로 주문을 옮기고 있다는 얘기가 나와요. 지정학 리스크가 통행료 하나 접는다고 해소될 문제가 아니라는 걸 보여주는 사례죠.
솔직히 이번 철회 소식을 보면서 "아, 다행이다" 싶다가도, 며칠 전 그 급발표 자체가 좀 즉흥적이었다는 인상을 지우기 어려웠어요. 시장이 이제 이런 트럼프발 뉴스에 일희일비하는 게 일상이 된 느낌인데, 정작 진짜 리스크는 통행료 숫자가 아니라 해협에서 벌어지는 실제 공격이라는 걸 다들 알고 있는 거죠. 셰브런이나 엑슨모빌 같은 정유 메이저들 입장에서는 유가 변동성 자체가 실적 변수라 이 흐름을 계속 주시할 수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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