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리바바가 102억달러 유상증자 대금을 받기도 전에 주가가 먼저 무너졌어요. 홍콩 증시에서 개장 직후 10% 가까이 급락, 항셍테크지수도 3.61% 동반 하락했습니다. AI 올인 베팅에 대한 시장의 첫 반응은 일단 '희석 부담'이었던 셈이에요.
어제 알리바바가 홍콩 증시 역대 최대 규모인 102억 달러(약 14조원) 유상증자를 발표했다는 소식, 다들 보셨죠. 근데 오늘 뚜껑을 열어보니 시장 반응이 생각보다 훨씬 차가웠어요. 알리바바 주가가 개장과 동시에 8% 넘게 밀리더니 장중엔 낙폭이 10%에 육박했습니다. 항셍지수는 2.1% 빠졌고, 기술주 위주인 항셍테크지수는 아예 3.61% 급락 마감했어요.
숫자로 다시 짚어보면, 알리바바는 신주 7억1000만주를 주당 112.70홍콩달러에 발행했어요. 직전 종가 대비 상당한 할인율이었는데, 조달 규모(800억 홍콩달러, 약 102억 달러)를 채우려다 보니 어쩔 수 없이 가격을 깎아준 모양새예요. 조달한 돈은 전액 '풀스택 AI'와 인프라에 투입한다고 하고, 결제(closing)는 8월 26일로 예정돼 있습니다.
사실 이 자체는 그렇게 놀랄 일은 아니었어요. 알리바바가 최근 몇 분기 설비투자를 75%씩 늘려가며 AI 클라우드에 사활을 걸고 있다는 건 이미 다들 알고 있었으니까요. 문제는 타이밍이었던 것 같아요. 같은 날 삼성전자도 주주환원 실망감에 급락했고, 아시아 반도체·테크주 전반이 동시에 흔들리는 와중에 알리바바까지 대규모 지분 희석 소식을 얹은 셈이니, 투자자 입장에선 "AI에 돈 쓰겠다"는 회사가 늘어난 주식 수만큼 기존 주주 몫을 나눠 가지겠다는 얘기로 들렸을 거예요.
솔직히 말하면, 저는 이 조달 자체보다 시장이 반응한 '속도'가 더 흥미로웠어요. 발표 다음날 바로 두 자릿수 낙폭이 나온다는 건, 그만큼 최근 AI 관련주 밸류에이션 부담이 이미 상당히 쌓여 있었다는 신호로도 읽히거든요. 알리바바뿐 아니라 브로드컴, 네비우스 같은 회사들도 최근 대규모 자금 조달(전환사채, 부채) 발표 직후 주가가 흔들린 전례가 있었죠.
한 가지 더 짚을 부분은, 이번 하락이 알리바바 한 종목에 그치지 않았다는 거예요. 항셍테크지수가 3.61%나 빠졌다는 건 텐센트, 메이투안 같은 다른 중국 빅테크들도 동반 조정을 받았다는 뜻이거든요. AI 투자 경쟁이 치열해질수록 '누가 더 많이, 더 빨리 돈을 태우는가'가 곧바로 주가 리스크로 연결되는 흐름이 이제 중국 증시에서도 똑같이 나타나고 있는 셈이에요. 📉
물론 알리바바 입장에서는 억울할 수도 있어요. 유상증자로 조달한 돈이 실제 AI 매출로 이어진다면 지금의 낙폭은 오히려 저가 매수 기회로 평가받을 수도 있으니까요. 실제로 지난 분기 알리바바 AI 클라우드 매출은 45% 늘었었죠. 다만 그 성장을 시장이 다시 믿어주기까지는, 이번처럼 '조달 발표 → 즉각 매도'가 몇 번 더 반복될 수도 있을 것 같긴 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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