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와 샌디스크가 차세대 메모리 'HBF' 표준 규격을 세계 최초로 공개했어요. 최대 용량 512GB, 대역폭 최대 3.0TB/s로 HBM과 SSD 사이 새 계층을 만들어요. 구글·텐스토렌트까지 참여한 컨소시엄이 만든 규격이라 실제 채택 가능성이 꽤 높아 보여요.
8월 4일부터 미국 산타클라라에서 열리고 있는 세계 최대 메모리·스토리지 전시회 'FMS 2026'에서, SK하이닉스와 샌디스크가 'HBF(High Bandwidth Flash)'의 첫 표준 규격을 공식 공개했어요. OCP(Open Compute Project) — 페이스북이 주도해 만든, 세계에서 가장 큰 오픈 데이터센터 기술 협의체 — 를 통해 발표된 거라 업계 전체가 함께 쓸 공통 규격이라는 의미가 커요.
HBF가 뭔지 감이 잘 안 오실 수도 있는데, 쉽게 말하면 HBM(고대역폭메모리)과 SSD 사이에 새로 끼워 넣는 메모리 계층이에요. HBM처럼 빠르면서도 낸드플래시 기술을 활용해서 용량을 훨씬 크게 키운 게 특징이죠. 이번에 공개된 규격을 보면 8단·16단 낸드 다이 스택 구성으로 최대 512GB 용량을 지원하고, 대역폭은 세 등급으로 나뉘어서 약 0.4TB/s부터 최대 3.0TB/s까지 나온대요. 프로세서 연결에는 UCIe(Universal Chiplet Interconnect Express)를 채택해서 GPU든 CPU든 유연하게 붙일 수 있게 설계했다고 해요.
이 프로젝트, 사실 하루아침에 나온 게 아니에요. 2025년 8월 샌디스크와 표준화 파트너십을 맺은 뒤, 올해 2월 HBF 컨소시엄이 공식 출범했고, 지금은 구글과 텐스토렌트까지 합류한 상태예요. 근데 구글이 컨소시엄에 이름을 올렸다는 게 은근히 의미심장해요. AI 추론 인프라를 자체적으로 굴리는 빅테크가 초기 단계부터 규격 설계에 참여했다는 건, 이 기술이 실제 데이터센터에 도입될 가능성을 어느 정도 염두에 두고 있다는 신호로 읽히거든요.
SK하이닉스 김춘성 부사장은 "HBF를 통해 메모리와 스토리지의 경계를 확장하고, 시스템 전체 효율을 높이는 새로운 아키텍처 구축에 기여하겠다"고 밝혔어요. 말은 거창하지만 실제로 왜 이게 필요한지 생각해보면 이해가 가요. 요즘 AI 추론 워크로드는 모델이 점점 커지면서 메모리 용량 자체가 병목이 되는 경우가 많거든요. HBM은 빠르지만 비싸고 용량이 제한적이고, SSD는 용량은 크지만 느리죠. 그 사이 빈틈을 채우는 게 HBF의 존재 이유인 셈이에요.
전시회에서는 SK하이닉스가 375단 4D 낸드 'V10'도 처음으로 공개했는데, 이전 세대 대비 전력 효율이 2.5배 개선됐고 2027년 초 고성능 eSSD 제품으로 양산에 들어갈 계획이라고 해요. HBF와 별개 제품이긴 하지만, 같은 전시 부스에서 같이 공개된 걸 보면 SK하이닉스가 AI 메모리 전 라인업을 한꺼번에 재정비하고 있다는 인상을 받았어요.
이런 표준화 소식은 화려하진 않아도 사실 되게 중요해요. 특정 회사 혼자 밀어붙이는 독자 규격이 아니라 OCP라는 공개 표준으로 나왔다는 건, 앞으로 GPU 만드는 회사들이나 클라우드 업체들이 이 규격을 두고 눈치 볼 필요 없이 바로 채택할 수 있다는 뜻이거든요. HBM 시장에서 이미 압도적 지위를 갖고 있는 SK하이닉스가 다음 메모리 계층까지 표준을 주도하는 그림이라, 국내 반도체 업계 입장에서는 꽤 반가운 소식이라고 봐요.
다만 규격이 나온 것과 실제 양산·상용화는 또 다른 얘기죠. HBF가 진짜 AI 데이터센터 표준으로 자리잡을지, 아니면 또 하나의 니치 기술로 남을지는 앞으로 몇 년 더 지켜봐야 할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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