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중앙은행이 6월에 3년 만에 처음으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렸어요. 근데 신트라 포럼 비둘기 발언이 나온 지 며칠 만에 9월 추가 인상 확률이 70%까지 치솟았습니다. 호르무즈발 유가 재급등이 라가르드 총재의 신중론을 통째로 뒤집은 모양새예요.
솔직히 이 그림, 좀 아이러니하죠. 6월 마지막 주 포르투갈 신트라에서 열린 ECB 포럼에서 크리스틴 라가르드 총재는 "인플레이션과 성장 리스크가 이제 균형을 이루고 있다"며 톤을 확 낮췄어요 🇪🇺. 6월 인상이 단순한 "보험성 인상"이 아니라 진짜 물가 데이터에 근거한 결정이었다고 못박긴 했지만, 앞으로는 예측 가능한 포워드 가이던스 대신 시나리오 중심의 "프레임워크 가이던스"로 가겠다고 했거든요. 쉽게 말하면 "우리도 다음 수는 아직 안 정했다"는 뜻이었죠.
근데 그 발언이 나온 지 얼마 되지도 않아서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다시 봉쇄하겠다고 선언하고, 美 3차 공습까지 이어지면서 브렌트유가 배럴당 78달러를 넘겼어요 🛢️. 유가가 뛰니 유로존 인플레이션 재점화 우려가 바로 시장 가격에 반영됐고, 신트라 직후만 해도 반반이었던 9월 인상 확률이 지금은 70%까지 올라온 상태예요. 채권시장 반응 속도가 진짜 빠르다는 걸 다시 한번 느꼈습니다.
사실 이번 상황이 헷갈리는 이유는 6월 인상 자체가 이미 이례적이었기 때문이에요. ECB는 2023년 이후로 쭉 인하 아니면 동결만 해왔거든요. 그런데 중동 전쟁발 인플레이션 압력이 데이터에 뚜렷하게 찍히니까 방향을 튼 거고, 그 직후에 곧바로 신트라에서는 "이제부터는 다시 신중 모드"라는 신호를 줬던 거죠. 이 정도면 시장 입장에서는 어느 장단에 맞춰야 할지 헷갈릴 만해요 😅.
ECB 입장에서는 특히 곤란한 타이밍이에요. 유로존 성장세가 그렇게 탄탄한 편도 아닌데, 에너지발 인플레이션 때문에 또 금리를 올려야 한다면 경기 둔화 우려까지 같이 짊어져야 하니까요. 그렇다고 안 올리자니 수입 물가발 인플레이션 기대가 풀릴 위험도 있고요. 이 딜레마, 어디서 많이 본 것 같지 않나요 — 케빈 워시 의장 체제의 연준도 비슷한 고민을 하고 있거든요 ⚠️.
개인적으로는 9월까지 두 달 가까이 남은 지금 시점에서 70%라는 숫자를 너무 확정적으로 볼 필요는 없다고 봐요. 호르무즈 리스크가 8월 안에 진정되면 그 확률은 다시 반토막 날 수도 있고, 반대로 지금처럼 공습이 계속 이어지면 90%를 넘길 수도 있는 거니까요. 다만 확실한 건 하나예요 — 유럽 국채 금리와 유로화 환율이 이제 중동 뉴스 하나하나에 따라 출렁이는 국면에 들어섰다는 점📈.
독일 분트채 10년물 금리도 이번 주 들어 슬금슬금 오르는 중이고, 유로/달러 환율도 신트라 직후 잠깐 올랐던 흐름을 반납하고 있어요. 다음으로 봐야 할 이벤트는 7월 24일 예정된 ECB 통화정책회의 직전 발표되는 물가지표들인데, 여기서 나오는 숫자가 9월 결정의 실마리가 될 것 같습니다.
이게 남 얘기 같지만 사실 국내 투자자한테도 영향이 있어요. 유럽 국채 금리가 오르면 글로벌 자금이 다시 안전자산 쪽으로 쏠릴 수 있고, 그럼 신흥국·원화 자산에서 자금이 빠질 여지도 생기거든요. 게다가 브렌트유가 78달러를 넘긴 상태가 이어지면 한국처럼 원유 수입 의존도가 높은 나라는 물가 압박을 그대로 떠안게 되죠. 결국 유럽 얘기, 중동 얘기, 원화 얘기가 다 하나로 연결돼 있는 셈이에요.
이제 관전 포인트는 유가가 언제 꺾이느냐, 그리고 그 전까지 ECB가 얼마나 버틸 수 있느냐인 것 같네요. 유로존 통화정책이 다시 중동 정세에 인질로 잡힌 셈이라, 당분간은 신트라 때 같은 '여유 있는' 발언은 나오기 어려워 보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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