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EA가 2026년 세계 석유 수요를 하루 100만 배럴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어요. 2020년 팬데믹 이후 처음 있는 연간 수요 감소로, 호르무즈 해협 봉쇄 여파가 컸어요. 2027년엔 공급이 급증해 시장이 다시 공급과잉으로 뒤집힐 수 있다는 경고도 나왔어요.
국제에너지기구(IEA)가 10일 낸 월간 석유시장 보고서에서 꽤 묵직한 전망을 내놨어요. 2026년 세계 석유 수요가 전년 대비 하루 100만 배럴 줄어들 거라는 건데, 이게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처음 나오는 연간 수요 감소 전망이에요. 팬데믹 때는 하루 800만 배럴 가까이 증발했던 걸 생각하면 이번 감소폭 자체는 크지 않지만, 방향이 꺾였다는 사실 자체가 의미심장하죠.
원인은 다들 짐작하시다시피 호르무즈 해협이에요. 지난 2월 말 촉발된 미국-이란 갈등 이후 해협을 지나는 유조선이 급격히 줄었는데, 수요일 기준 통과 선박이 13척으로 평소 하루 평균 33척의 절반에도 못 미쳤어요. 걸프만 지역 원유 수출량도 하루 1,610만 배럴로, 갈등 이전 평균 2,400만 배럴에서 크게 쪼그라든 상태고요. IEA는 이번 사태 여파가 아시아 경제와 석유화학 원료 쪽에 유독 집중돼 있다고 짚었어요.
숫자를 좀 더 보면, IEA는 2026년 세계 원유 생산이 하루 370만 배럴 줄어들 걸로 보고 있어요. 수요 감소폭(100만 배럴)보다 공급 감소폭이 훨씬 크다 보니 시장은 하루 86만 배럴의 공급 부족 상태에 놓이게 되는 거죠. 6월 생산량은 하루 9,880만 배럴로 5월보다는 410만 배럴 늘었지만, 갈등 이전 수준보다는 여전히 940만 배럴 낮은 상태예요. 브렌트유는 배럴당 76달러 안팎, WTI는 72달러 선에서 거래되고 있는데 이건 2월 말보다 6% 높은 수준이에요.
근데 진짜 흥미로운 건 그다음 문장이에요. IEA는 2027년엔 공급이 하루 750만 배럴이나 늘어나면서 시장이 순식간에 공급과잉으로 뒤집힐 거라고 내다봤어요. 부족에서 과잉으로 1년 만에 방향이 완전히 바뀐다는 얘긴데, 이 전망이 맞다면 지금 오르고 있는 유가도 결국 되돌림이 온다는 뜻이 되죠. 다만 이 시나리오는 호르무즈 해협 통행이 점진적으로 정상화된다는 가정 위에 서 있어서, IEA 스스로도 매우 불안정하고 유동적인 상황이라고 단서를 달았어요.
솔직히 저는 이 보고서를 보면서 시장이 지금 두 개의 서로 다른 시간축으로 유가를 보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당장은 호르무즈발 공급 차질 때문에 가격이 버티고 있지만, IEA가 그리는 1~2년짜리 큰 그림에서는 수요 자체가 꺾이는 국면에 들어섰다는 거니까요. 지정학 리스크가 잠잠해지는 순간 유가가 생각보다 빨리 미끄러질 수 있다는 신호로 읽힙니다. 호르무즈 해협 상황이 언제 어떻게 풀리느냐에 따라 그 타이밍이 달라지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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