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이 7만6500달러 아래로 떨어지며 위험자산 회피 심리가 커졌어요. 24시간 청산 규모가 4억달러를 넘었고,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4.80%까지 치솟았어요. 이란·미국 충돌에 유가까지 급등하며 연준 금리 인상 베팅이 자산시장 전반을 흔들고 있어요.
관련 종목: iShares Bitcoin Trust (IBIT) · MicroStrategy (MSTR) · Coinbase (COIN)
간밤 사이 비트코인이 또 무너졌어요. 7만7000달러 선을 지키나 싶더니 결국 7만6500달러 아래로 밀렸고, 자정 이후로만 1%, 주간 기준으로는 3% 넘게 빠졌습니다. 이더리움도 2400달러 밑으로 내려갔고요. 코인글래스 집계로는 최근 24시간 동안 청산된 포지션이 4억달러를 넘었는데, 그중 2억달러 이상이 단 한 시간 사이에 터졌다고 하니 변동성이 얼마나 컸는지 짐작이 가시죠.
솔직히 이번 하락, 이유가 하나가 아니에요. 가장 큰 축은 역시 이란입니다. 미국이 이란 본토를 다시 타격했고 이란도 즉각 보복에 나서면서, 브렌트유가 배럴당 93달러를 넘고 WTI는 90달러 턱밑까지 올라왔어요. 유가가 뛰면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지고, 그러면 연준이 금리를 낮추기는커녕 오히려 올릴 수 있다는 베팅이 힘을 받습니다. 실제로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5거래일 연속 오르며 4.80%까지 찍었는데, 이건 2025년 1월 이후 최고치예요. 일본, 호주, 유럽 국채금리까지 같이 튀어 올랐다니, 이번엔 미국만의 문제가 아니라 글로벌 채권시장 전체가 들썩인 셈이죠.
비트코인 입장에서는 최악의 조합이에요. 지정학 리스크 때문에 안전자산 선호가 커진 것 같지만, 정작 안전자산으로 몰린 건 금도 아니고 비트코인은 더더욱 아니었거든요. 금도 오늘 2주 만에 최저 수준으로 밀렸어요, 온스당 4357달러 부근까지요. 결국 시장이 지금 가장 무서워하는 건 전쟁 자체가 아니라 '전쟁 때문에 금리가 더 오를 수 있다'는 시나리오인 거죠. 금리가 오르면 이자를 주지 않는 자산, 그러니까 금이나 비트코인 같은 자산의 매력이 떨어지는 건 당연한 흐름이고요.
근데 재미있는 건 이 와중에도 기관 자금은 완전히 등을 돌리지 않았다는 점이에요. 8월 31일 하루 동안 미국 현물 비트코인 ETF에는 오히려 2억1700만달러가 순유입됐고, 그중 블랙록 IBIT가 2억590만달러를 빨아들였습니다. 직전 세션의 순유출을 뒤집은 흐름인 데다, 8월 한 달 동안 9거래일 연속 매수세가 이어지며 약 30억달러가 비트코인 펀드로 들어왔다고 하니, 가격은 빠지는데 자금은 들어오는 다소 이상한 그림이 만들어진 셈이에요. 저는 개인적으로 이게 단기 저가매수 심리와 장기 조정 우려가 동시에 시장을 지배하고 있다는 신호로 보여요.
아래 그래프를 보면 최근 며칠간 비트코인 가격이 어떻게 미끄러졌는지 한눈에 보일 거예요.
이번 주는 사실 예정된 이벤트도 많아요. 9월 15~16일 FOMC를 앞두고 워시 의장이 잭슨홀에서 "인플레이션에 집중하겠다"고 못 박은 뒤로, 시장은 금리 인하가 아니라 인상 가능성을 반영하기 시작했거든요. 도이체방크 같은 곳은 아예 올해 9월과 12월 두 차례 50bp 인상을 전망한다고 하니, 불과 두 달 전만 해도 인하를 기대했던 시장 분위기가 완전히 뒤집힌 거죠. 이런 상황에서 비트코인처럼 금리에 민감한 자산이 버티기는 쉽지 않아 보여요.
다만 저는 이걸 무조건 약세 신호로만 보진 않으려고 해요. 청산이 많이 나왔다는 건 그만큼 레버리지가 쓸려나갔다는 뜻이기도 하고, ETF 자금은 여전히 들어오고 있으니까요. 이란 사태가 극적으로 진정되거나, 워시 의장이 다음 발언에서 조금이라도 톤을 누그러뜨리면 반등 속도도 꽤 빠를 수 있습니다. 지금 상황을 지정학 리스크, 금리 베팅, 코인 수급이라는 세 가지 축이 동시에 부딪히고 있는 국면으로 보는 게 맞을 것 같아요. 다음 며칠간 유가와 국채금리가 어느 쪽으로 먼저 방향을 트는지가 비트코인 가격의 다음 향방을 가를 것 같습니다.
출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