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디스크의 보수적인 가이던스 하나에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주가 하루 만에 와르르 무너졌어요. 웨스턴디지털 -15%, SK하이닉스 -10%, 삼성전자 -6%까지 밀렸는데 다음 날 명암이 갈렸습니다. 삼성전자는 버텼지만 SK하이닉스는 HBM 가격 우려로 다시 흔들리는 중이에요.
관련 종목: 삼성전자 · SK하이닉스 · Western Digital (WDC) · SanDisk (SNDK) · Micron (MU)
어제(8월 6일) 미국 증시에서 샌디스크(SanDisk, SNDK)가 실적 발표를 했는데, 사실 매출이랑 순이익 자체는 시장 예상치를 웃돌았어요. 회계연도 4분기(4~6월) 기준으로는 꽤 괜찮은 성적표였습니다. 근데 문제는 다음 분기(7~9월) 가이던스였어요. 매출 전망치를 103억~108억달러로 제시했는데, 시장 컨센서스인 111억6000만달러에 한참 못 미쳤거든요. 결과는 시간외에서 곧바로 반영됐고, 정규장에서도 낙폭이 이어지면서 하루 만에 -8%까지 빠졌습니다.
문제는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는 거예요. 낸드플래시 업황 전체에 대한 의구심이 순식간에 번지면서 웨스턴디지털이 -15% 가까이 급락했고, 마이크론(-4%)이랑 시게이트(-4%)도 동반 하락했습니다. 국내에서도 예외는 아니었어요. SK하이닉스가 -10%, 삼성전자도 -6% 밀리면서 코스피는 하루 만에 301.88포인트(-4.58%) 급락한 6296.38로 마감했죠.
솔직히 이 정도 낙폭이면 뭔가 근본적인 수요 문제가 생긴 건가 싶은데, 애널리스트들 얘기를 들어보면 조금 결이 달라요. AI 데이터센터發 메모리 수요 자체가 꺾인 게 아니라, 최근 급등했던 메모리 가격이 단기적으로 정점을 찍은 것 아니냐는 우려에 가깝다는 거죠. 실제로 샌디스크 실적 자체는 나쁘지 않았잖아요. 가이던스가 보수적이었을 뿐이지.
재밌는 건 오늘(8월 7일) 흐름이에요. 장 초반에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둘 다 1%대 반등하면서 시작했는데, 정작 마감해보니 갈린 운명이 됐습니다. 삼성전자는 +0.22%로 선방하며 6258.77 코스피 하락(-0.60%) 속에서도 체면을 지켰는데, SK하이닉스는 HBM 가격 우려가 다시 불거지면서 -4.88%로 미끄러졌어요. 외국인은 이날도 8625억원어치를 순매도했고, 개인(+2670억)이랑 기관(+5790억)이 겨우 방어한 모양새였습니다.
삼성전자가 상대적으로 버틸 수 있었던 배경에는 두 가지가 있다고 봐요. 하나는 3년간 최대 90조원 규모로 예고된 자사주 매입 계획이고, 다른 하나는 브로드컴과 맺은 2000억달러(약 300조원) 규모의 AI 반도체 통합 공급 협약입니다. 파운드리·메모리·패키징을 한 번에 묶는 딜이라 장기 실적 가시성이 꽤 높다는 평가를 받고 있거든요. 반면 SK하이닉스는 HBM 단가 협상 관련 잡음이 계속 나오면서 투자심리가 좀 더 예민하게 반응하는 분위기고요.
한편 샌디스크와 키옥시아는 이번 충격을 만회하려는 듯 같은 날 332단 낸드플래시 기술을 공개했어요. 용량 2테라비트에 집적도는 기존 세대보다 60% 높였고, 전송속도는 초당 4.8기가비트라고 하네요. 회로를 메모리 셀 아래에 배치하는 방식으로 칩 면적을 줄인 게 핵심인데, 아직은 초기 기술 시연 단계라 양산 시점은 공개되지 않았습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자회사 솔리다임이 꽉 잡고 있는 AI 데이터센터용 스토리지 시장을 정조준한 발표로 보여요.
이게 하루짜리 노이즈로 끝날지, 아니면 메모리 가격 사이클이 실제로 꺾이는 신호탄일지는 다음 주 발표될 개별사 실적이랑 현물 가격 동향을 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아요. ⚠️ 개인적으로는 AI 인프라 투자가 꺾였다는 신호는 아직 안 보여서, 이번 조정은 단기 밸류에이션 부담을 던 정도로 보고 있긴 한데... 다음 주 흐름이 진짜 관건이겠죠.
출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