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미국 CPI가 3.5%로 나오며 예상치 3.8%를 크게 밑돌았어요. 이 여파로 7월 Fed 금리인상 확률이 35~41%에서 단숨에 15%까지 주저앉았습니다. 그런데 워시 의장은 첫 의회 증언에서도 방향성 힌트 없이 원칙론만 반복했어요.
오늘 밤 미국 발 소식이 좀 시끄러웠습니다. 현지시간 아침 8시 30분, 노동통계국이 6월 소비자물가지수(CPI)를 발표했는데 결과가 예상보다 훨씬 낮게 나왔어요. 헤드라인 CPI는 전년 대비 3.5% 상승에 그쳤는데, 다우존스 집계 전문가 예상치는 3.8%였거든요. 전월 대비로는 오히려 0.4% 하락했는데, 이게 2020년 이후 처음 나온 월간 마이너스라고 하더라고요. 근원 CPI(식품·에너지 제외)도 2.6%로 예상치 2.8%를 밑돌았습니다.
솔직히 이 숫자만 보면 "어, 인플레이션 잡히는 거 아니야?" 싶은데, 내막을 들여다보면 가장 큰 요인이 휘발유 가격 급락이에요. 지난달 미-이란 사이에 잠깐 휴전 기류가 돌면서 유가가 눌렸고, 그게 그대로 CPI에 반영된 거죠. 근데 아시다시피 그 휴전은 정말 며칠 못 갔잖아요. 다시 호르무즈 긴장이 격화된 지금 시점에서 보면 이 CPI 숫자가 다음 달에도 이어질지는 솔직히 미지수입니다.
시장 반응은 즉각적이었어요. CME 페드워치 기준으로 CPI 발표 전 35~41%였던 7월 금리인상 확률이 발표 직후 15%로 뚝 떨어졌습니다. 캘시 같은 예측시장에서도 비슷한 흐름이었고요. 10년물 국채금리는 5bp 넘게 빠지며 4.555%까지 내려왔어요. 나스닥은 관련 소식에 0.44% 오르며 반색했는데, S&P500은 -0.22%, 다우는 -0.34%로 마감하며 오히려 소폭 밀렸습니다. 아침엔 분명 안도랠리로 시작했는데, 장 마감쯤엔 은행 실적과 중동 리스크가 다시 부각되면서 김이 빠진 모양새예요.
그리고 하필 딱 이 타이밍에 워시 Fed 의장의 첫 하원 증언이 잡혀 있었죠. 파월 후임으로 5월에 취임한 뒤 의회에 처음 서는 자리라 다들 주목했는데, 막상 내용은 좀 싱거웠습니다. "인플레이션을 과거의 일로 만들겠다"는 다짐성 발언은 강하게 했는데, 정작 다음 회의에서 금리를 올릴지 말지에 대한 힌트는 전혀 안 줬어요. "지속적으로 높은 인플레이션을 용납하지 않겠다"는 원칙론만 반복한 거죠. 워시는 취임 이후로 아예 점도표(dot plot) 참여도 거부하면서 포워드 가이던스 자체를 안 주는 스타일을 고수하고 있는데, 오늘도 그 기조를 그대로 이어갔습니다. 흥미로운 건 AI 투자 얘기를 꺼냈다는 점인데, "지금 경제에서 가장 두드러진 특징"이라며 인플레이션과 고용에 미치는 영향을 주시하고 있다고 밝혔어요.
개인적으로는 이 조합이 좀 묘하다고 느꼈어요. CPI는 시장 예상보다 확 꺾였는데, 정작 그 숫자를 만드는 당사자인 Fed 의장은 안심시켜주는 말을 안 하잖아요. 오히려 매파적 경고를 반복하니 시장 입장에서는 "숫자는 좋은데 왜 이렇게 조심스럽지?" 싶을 만도 하고요. 워시는 내일 수요일에 상원 은행위원회에서 한 번 더 증언대에 서는데, 거기서는 좀 더 구체적인 뉘앙스가 나올지 지켜볼 만합니다.
사실 이번 CPI 발표가 진짜 인플레이션 둔화의 시작인지, 아니면 유가 급락이 만든 일시적 착시인지는 다음 달 데이터가 나와봐야 확실해질 것 같아요. 호르무즈 리스크가 다시 불붙은 상황이라 7월 CPI에서 유가발 상승 압력이 재현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고요. 7월 29일로 예정된 FOMC 회의까지는 아직 2주 넘게 남았으니, 그 사이 나올 지표들이 관건이 될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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