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10년물 국채금리가 2.90%까지 치솟으며 1996년 9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어요. 다카이치 총리의 370조 엔 규모 재정 확대 구상이 채권시장 불안의 진원지로 지목됩니다. 일본 자금의 미국채 이탈 우려까지 겹치며 글로벌 채권시장 전반에 긴장감이 번지고 있어요.
일본 국채시장이 요즘 심상치가 않아요. 10년물 금리가 지난 9일 장중 2.900%까지 올랐다가 최근엔 2.78~2.9% 사이를 오가는 중인데, 이게 1996년 9월 이후 30년 만의 최고 수준입니다. 올해 초와 비교하면 70bp 넘게 뛴 거고요. 일본에서 '금리'라는 단어가 이렇게 자주 헤드라인에 오른 게 정말 오랜만이에요.
이번 사태의 진원지로 지목되는 건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의 경제 구상이에요. 정부가 최근 공개한 초안에는 2040 회계연도까지 17개 전략 분야에 민관 합쳐 370조 엔 넘는 투자를 쏟아붓겠다는 내용이 담겨 있는데, 식품세를 1%까지 낮추는 감세안까지 겹치면서 시장이 "이거 다 어디서 돈 나오나"라는 질문을 던지기 시작한 거죠. 다카이치 총리는 15일 의회에서 자신의 경제 청사진이 채권시장 혼란의 원인이 아니라고 직접 해명했는데, 사실 이 정도로 총리가 직접 나서서 반박한다는 자체가 시장 불안이 꽤 크다는 방증이기도 해요.
문제는 이게 일본 국내에서만 끝나는 이야기가 아니라는 점이에요. 국채 금리가 오르니 일본 투자자들이 해외 자산을 팔고 자금을 국내로 되돌리기 시작했거든요. 올해 1분기에만 일본 투자자들이 미국 국채 296억 달러어치를 순매도했다는 집계가 있는데, 이게 계속되면 미국 국채시장에서 안정적인 매수 주체 하나가 통째로 빠지는 셈이라 미국 장기금리에도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어요.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 얘기가 다시 나오는 것도 같은 맥락이고요.
BOJ 입장에서도 곤란한 그림이에요. 재정 확대로 인플레이션 압력이 커지면 금리를 더 올려야 하는데, 국채 금리가 이미 이만큼 뛴 상태에서 추가 인상까지 단행하면 이자 비용 부담이 정부 재정을 직접 압박하게 되거든요. Capital Economics 같은 곳에서는 이번 매도세가 "결정적 국면(crucial point)"에 다가서고 있다는 평가까지 내놨어요.
근데 솔직히 이걸 마냥 위기로만 볼 필요는 없다는 의견도 있어요. 금리가 정상화된다는 건 일본이 그만큼 디플레이션 늪에서 벗어나고 있다는 신호이기도 하고, 은행주 입장에서는 예대마진이 개선되는 재료거든요. 실제로 최근 미쓰비시UFJ 같은 일본 대형 은행주는 금리 상승 국면에서 오히려 강세를 보이는 패턴이 반복돼왔고요. 다만 그 전환 속도가 시장이 소화하기엔 너무 빠르다는 게 지금 문제인 거죠.
한국 입장에서 봐도 남 일이 아니에요. 원화와 엔화는 어느 정도 동조화되는 경향이 있고, 일본 국채금리 급등이 아시아 전반의 자금 흐름을 흔들면 코스피 외국인 수급에도 영향을 줄 수 있거든요. 마침 한국은행이 오늘 기준금리를 3년 6개월 만에 인상한 타이밍이라, 아시아 통화정책 전반이 '긴축 쪽으로 방향을 트는' 그림이 동시에 겹치는 모습이에요.
다음 주 BOJ 회의(7월 31일)에서 우에다 총재가 이 채권시장 불안을 어떻게 언급할지가 관건이 될 것 같아요. 시장은 벌써부터 그 회의를 주시하는 분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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