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가 GPU를 그냥 팔지 않고 지분·매출 공유로 스타트업 클라우드에 밀어주기 시작했어요. 샤론AI와 퍼머스에 블랙웰 GPU 21만 장을 몰아주며 유휴 물량까지 보증했어요. 팔면 끝이던 장사가 엔비디아 스스로 리스크를 떠안는 구조로 바뀐 거예요.
엔비디아가 7월 1일부터 진짜 새로운 걸 시작했어요. 이름하여 'AI 컴퓨팅 파트너 프로그램'인데, 골자만 말하면 이래요. GPU를 현금 받고 파는 대신, 신생 클라우드 업체 지분이나 매출의 일정 비율을 받는 대신 GPU 물량을 몰아주겠다는 거죠. 그것도 그냥 몰아주는 게 아니라, 만약 그 GPU가 놀고 있으면 엔비디아가 직접 대여료를 대신 내주거나 아예 그 컴퓨팅 용량을 되사주겠다는 보증까지 걸었어요.
이게 왜 중요하냐면, 신생 클라우드 업체 입장에서는 데이터센터 짓고 GPU 대량 주문할 때 은행 대출이 제일 큰 벽이거든요. 근데 엔비디아가 "혹시 안 팔리면 내가 책임진다"고 서명해주는 순간, 그게 곧 신용보증이 돼서 대출이 훨씬 쉬워져요. 사실상 엔비디아가 GPU 회사에서 금융회사로 반쯤 넘어간 셈이죠.
첫 파트너 둘이 벌써 정해졌어요. 샤론AI는 그레이스 블랙웰 GB300 GPU를 최대 4만 장 배치하기로 했고요, 퍼머스 테크놀로지스는 인도네시아 바탐 섬에 360메가와트짜리 AI 팩토리를 짓고 GPU를 최대 17만 장까지 채우겠다고 밝혔어요. 두 곳 합치면 21만 장이에요. 웬만한 중견 클라우드 몇 개를 합친 규모를 스타트업 두 곳에 몰빵한 거나 마찬가지예요.
여기서 끝이 아니고요. 코어위브에는 2032년까지 안 팔린 컴퓨팅 파워를 보증해주는 대가로 63억 달러(약 8조 7천억 원)를 걸었고, 오픈AI와도 비슷한 백스톱 조건을 협상 중이라고 해요. 규모가 스타트업 두 곳 수준이 아니라 업계 전체로 번지는 그림이에요.
솔직히 이 뉴스 보면서 좀 묘한 기분이 들었어요. 최근 코스피가 서킷브레이커까지 뜨면서 반도체주가 폭락하고, 뱅크오브아메리카가 "버블 위험"이라고 경고했던 게 불과 며칠 전인데, 엔비디아는 오히려 더 공격적으로 리스크를 끌어안는 쪽으로 움직이고 있거든요. GPU를 팔아서 매출 찍는 방식보다, 지분과 매출을 나눠 갖는 방식이 장기적으로는 더 안정적이라고 판단한 걸까요, 아니면 지금 아니면 시장을 놓친다는 조바심일까요.
한 가지는 분명해요. 이런 구조에서는 엔비디아 매출과 파트너사 매출이 서로 얽히게 되잖아요. GPU 사줄 때 돈 벌고, 그 GPU로 만든 클라우드 서비스가 잘 돼도 또 돈 버는 구조요. 반대로 파트너사가 휘청이면 엔비디아도 같이 흔들려요. 이걸 두고 일각에서는 '순환 거래' 우려를 제기할 법도 한데, 이번 발표 자료에는 그런 리스크 얘기는 쏙 빠져 있더라고요.
어쨌든 GPU 하드웨어 장사에서 컴퓨팅 인프라 자체의 주주로 옮겨가는 흐름은 확실해 보여요. 이게 엔비디아의 새로운 성장 엔진이 될지, 아니면 버블 논쟁에 기름을 붓는 계기가 될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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