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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로드컴(Broadcom, AVGO)이 6월 3일 장 마감 후 회계연도 2026년 2분기 실적을 발표했는데, 숫자만 보면 나쁘지 않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8% 증가한 220억 달러(약 30조 원) 🔥, AI 반도체 매출은 무려 143% 폭증한 108억 달러를 기록했다. 주당 조정 순이익도 2.44달러로 시장 컨센서스(2.40달러)를 살짝 넘겼다. 근데 시장 반응은 전혀 달랐다. 시간 외 거래에서 주가가 무려 8~13% 📉 급락했다.
왜 이럴까? 핵심은 CEO 혹 탄(Hock Tan)이 AI 칩 연간 매출 가이던스를 올리지 않았다는 데 있다. 시장은 기대했다. "이 정도 AI 수요 폭증이면 당연히 전망치를 높이겠지"라고. 근데 탄은 2026 회계연도 AI 반도체 매출 목표를 기존대로 "560억 달러 이상"으로 유지했고, 2027 회계연도에 대해서도 "1,000억 달러 이상"이라는 기존 수치를 반복했다. 올해 주가가 AI 기대감에 많이 올라와 있었으니, 이 정도로는 만족하기 어려웠던 거다.
솔직히 숫자는 굉장하다. 반도체 솔루션 부문 매출만 150억 달러로 전년 대비 79% 성장, 영업이익률은 사상 최고인 67%를 찍었다. 구글, Meta, Anthropic, OpenAI와 멀티기가와트급 AI 컴퓨팅 장기 공급 계약도 맺어뒀고, 콜에서 두 곳의 추가 고객으로부터 60억 달러 규모 AI 주문도 공개했다. 3분기 전망도 매출 294억 달러(전년비 +84%)로 강하다.
그럼에도 📉 주가가 이렇게 무너진 건 결국 '기대 게임'이다. AI 붐을 타고 브로드컴 주가는 연초부터 높이 올라와 있었고, 투자자들은 "가이던스 상향"이라는 카탈리스트를 기다렸다. 근데 그게 안 나왔다. 매출도 컨센서스(222.7억 달러)를 살짝 밑돌았다.
사실 브로드컴이 이번에 공개한 주요 고객 리스트를 보면 이야기가 다르다. 구글, Meta, OpenAI, Anthropic... 그야말로 AI 세계의 모든 큰손들이 브로드컴의 커스텀 AI 칩(XPU)을 쓰고 있거나 계약 중이다. 특히 두 곳의 신규 고객으로부터 60억 달러짜리 주문을 받았다는 공개도 나쁜 소식이 아니다. 내년 회계연도(FY27)에 '1,000억 달러 이상'이라는 목표가 현실화된다면, 지금 주가 하락은 나중에 매수 기회로 보일 수도 있다.
근데 지금 당장 시장은 그걸 기다려줄 여유가 없었나 보다. 기대가 너무 높았던 것도 있고, 소프트웨어 부문이 예상보다 약했다는 것도 실망 요인이었다. 브로드컴이 VMware 인수 이후 밀고 있는 인프라 소프트웨어 전환 사업이 아직 가속이 붙지 않은 모습이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AI 칩만큼 소프트웨어도 같이 성장해줘야 완전한 그림이 완성되는데, 그 부분이 아직 약하다는 인식이 있는 것 같다.
3분기 매출 가이던스는 294억 달러로 상당히 강한 편이다. AI 반도체는 3분기에도 200% 이상 성장을 예고했다. 연간 AI 반도체 560억 달러, 내년 1,000억 달러 이상 — 숫자 자체는 엄청나다. 문제는 이미 이 기대가 주가에 상당 부분 반영돼 있다는 거다.
앞으로 브로드컴 주가가 어떻게 움직일지는 결국 고객들의 AI 투자 지속 여부에 달려있다. 구글, Meta가 AI 인프라 투자를 계속 늘려가고 있는 만큼 수요 자체가 꺾일 것 같진 않다. 다만 "기대 이상"을 계속 보여주지 못하면 이런 실망 매도는 반복될 수 있다. 장기 투자자라면 지금 이 조정이 의미 있는 진입 기회가 될 수도 있지만, 단기적으로는 변동성이 클 것 같다. 어떻게 볼지는 결국 각자의 AI 시대 베팅 시계에 달린 문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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