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이 MBK·영풍이 낸 고려아연 의결권 제한 가처분을 기각했어요. 대여처 정보 미기재는 의결권 제한 사유가 아니라고 봤습니다. 9월 9일 임시주총 표 대결, 감사위원 한 자리에 경영권이 갈릴 판이에요.
솔직히 이 싸움, 벌써 2년째예요. 2024년 9월 MBK파트너스가 영풍이랑 손잡고 고려아연 공개매수를 시작했을 때만 해도 다들 설마 최윤범 회장이 밀리겠어 했는데, 그게 지금까지 이어질 줄은 몰랐죠. 그리고 오늘 또 한 번 고비가 넘어갔습니다.
법원 얘기부터 해볼게요. 서울중앙지방법원 50민사부가 지난 4일, MBK와 영풍이 낸 의결권 제한 가처분 신청을 기각했다는 소식이 오늘(7일) 알려졌어요. 내용은 이래요. 최윤범 회장 우호세력인 P23파트너스가 트로이카드라이브인베스트먼트로부터 고려아연 주식 41만9082주, 지분으로 치면 2.01%를 사들이는 과정에서 대량보유상황보고서에 자금을 빌린 곳(대여처)을 정확히 안 적었다는 게 MBK 쪽 주장이었거든요. 근데 법원은 그게 자본시장법상 의결권을 제한할 만큼 중요한 사항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딱 잘라 말했습니다. 대출로 주식 살 돈을 마련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지분 보유 내용이나 회사 경영권에 변화가 생긴다고 볼 수 없다는 논리예요.
이게 왜 중요하냐면, 9월 9일 용산 몬드리안호텔에서 열리는 임시주주총회 표 대결에 그대로 영향을 주기 때문이에요. 이번 주총 안건은 사외이사 4명을 집중투표로 뽑고, 그중 감사위원 1명을 따로 선임하는 건데요. 사외이사 4석은 집중투표제 특성상 최윤범 측 2명(서은숙, 이형규), MBK·영풍 측 2명(이준봉, 심혜섭)으로 갈릴 가능성이 크다고 해요. 진짜 문제는 감사위원 자리 딱 하나예요. 최윤범 측은 백인규 딜로이트안진 파트너를, MBK·영풍 측은 박유경 전 APG 이사를 내세웠는데, 이 한 자리에 회사 회계와 내부통제 정보 접근권이 걸려 있어서 사실상 이번 싸움의 진짜 승부처라고 봐도 될 것 같아요.
의결권자문사들 반응도 눈여겨볼 만해요. ISS, 글래스루이스를 포함해 7~8곳 중 대부분이 백인규 후보 손을 들어줬고, 한국ESG기준원만 박유경 후보를 지지했다고 하네요. 최윤범 회장 쪽이 추진해온 크루서블 프로젝트(미국 제련소 건설)가 회사 가치에 도움이 된다는 평가가 자문사 판단에 영향을 준 걸로 보여요.
숫자로 보면 더 실감 나는데, 8월 31일 기준 고려아연 주가는 126만7000원까지 7.85% 급락했었어요. 표 대결이 임박할수록 불확실성 때문에 주가가 출렁이는 모습이죠. 여기에 개정 상법의 3%룰도 변수예요. 대주주와 특수관계인 의결권을 3%로 제한하는 규정 때문에 MBK·영풍은 물론 최씨 일가, 심지어 한화나 LG화학처럼 지분을 들고 있는 다른 대기업들까지 의결권이 묶여요. 결국 기관투자자, 외국인, 개인주주 표가 캐스팅보트를 쥐는 구조가 된 거죠.
만약 백인규 후보가 이기면 이사회는 19석 중 최윤범 측 12석, MBK·영풍 측 7석으로 재편된다고 해요. 지금(9석 대 5석)보다 격차가 더 벌어지는 셈이니, MBK 입장에선 이번 가처분 기각이 뼈아플 수밖에 없을 것 같아요. 반대로 박유경 후보가 감사위원 자리를 가져가면 최소한 회계 정보 접근권만큼은 지켜내는 셈이라, MBK·영풍도 쉽게 물러서진 않을 거고요.
사실 고려아연은 세계 최대 아연 제련업체고, 니켈·동 같은 배터리 소재 밸류체인에도 꽤 깊숙이 들어가 있는 회사예요. 그래서 이 경영권 분쟁이 단순히 재벌가 대 사모펀드 싸움을 넘어서, 국내 비철금속·2차전지 소재 공급망 안정성 문제로도 번질 수 있다는 우려가 계속 나오고 있어요. 개인적으로는 이 정도 규모의 전략광물 기업 경영권이 2년 넘게 소송전으로 흔들리는 것 자체가 산업 전체에는 그다지 좋은 신호는 아니라고 봐요. 🏭⚖️
이제 남은 건 9월 9일 하루예요. 법원 문턱은 넘었지만 표 대결 결과는 또 다른 문제니까, 그날 주총장 분위기가 어떨지 궁금하네요. 백인규 후보가 예상대로 힘을 받을지, 아니면 막판에 또 다른 변수가 튀어나올지—이번 주 안에는 결판이 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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