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금값이 온스당 4,000달러 아래로 떨어지며 9개월 만에 최저 수준까지 밀렸어요. 이란-미국 충돌이 격화되는 와중에도 안전자산인 금이 하락한 게 이례적입니다. 오일쇼크發 인플레이션 우려로 9월 Fed 금리인상 확률이 53%까지 치솟았기 때문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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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이번 금값 흐름은 좀 당황스러워요. 원래 전쟁이나 지정학 리스크가 터지면 돈이 제일 먼저 몰리는 곳이 금이잖아요. 근데 이번엔 정반대로 움직이고 있습니다. 20일(월) 금 현물 가격이 온스당 4,000달러 밑으로 미끄러지면서 지난 1월 기록한 사상 최고치(온스당 5,589달러)에서 벌써 9개월 최저 수준까지 밀려났어요.
배경을 좀 짚어보면 이렇습니다. 미군이 지난 일요일 이란에 재차 공습을 가했고, 이란은 미군 사망자 3명이 나온 뒤 정전이 사실상 파기됐다고 선언했어요. 호르무즈 해협을 지나던 선박 4척도 나포했다고 하고요. 이 정도면 누가 봐도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폭발할 상황인데, 금은 오히려 주말 새 낙폭을 키웠습니다.
이유는 유가에 있어요. 브렌트유가 7월 저점 대비 30% 가까이 급등하면서 90달러를 넘어섰고, 이게 인플레이션 재점화 신호로 읽히고 있거든요. 국제유가는 헤드라인 인플레이션에 곧바로 반영되는 항목이라, 시장은 지금 이 중동 전쟁을 '지정학 리스크'가 아니라 '인플레이션 이벤트'로 재해석하고 있는 셈이에요. 그리고 케빈 워시가 이끄는 지금의 Fed는 인플레이션에 금리 인하가 아니라 인상으로 답할 거란 신호를 이미 여러 번 줬잖아요.
실제로 시장이 반영하는 9월 금리 인상 확률은 하루 만에 47%에서 53%로 뛰었습니다. 댈러스 연은 총재 로리 로건은 "추가 인상이 필요하다"고 했고, 필립 제퍼슨 부의장도 "인플레이션이 개선되지 않으면 긴축 지지"라는 발언을 내놨어요. 금 같은 무이자 자산은 금리가 오르는 국면에서 기회비용이 커지기 때문에 힘을 못 쓰는 구조인데, 지금이 딱 그 상황인 거죠.
사실 이번 주 금값은 6주 만에 최대 낙폭을 기록할 것으로 보여요. 안전자산이라는 이름값이 무색해진 셈인데, 저는 개인적으로 이게 오히려 지금 시장이 얼마나 '금리'에 지배당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상징적인 장면이라고 봐요. 전쟁보다 금리가 더 무서운 시대라고 해야 하나요.
물론 반론도 있습니다. 일부 트레이더들은 이번 조정을 저가 매수 기회로 보고 있어요. 중동 정세가 더 악화되면 결국 안전자산 수요가 되살아날 거라는 논리인데, 실제로 지난주 후반부터 저점 매수세가 조금씩 들어오고 있다는 얘기도 나옵니다. 다만 지금 당장은 금리 인상 우려가 그 매수세를 압도하고 있는 그림이에요.
관전 포인트는 두 가지예요. 하나는 이란-미국 충돌이 이번 주 안에 더 격화되느냐 진정되느냐, 다른 하나는 7월 29일 예정된 다음 FOMC에서 Fed가 실제로 매파적 신호를 얼마나 강하게 낼 것이냐입니다. 둘 다 금값 방향을 가를 변수인데, 지금 흐름만 보면 당분간은 금이 쉽게 반등하기 어려워 보이네요.
금 관련 ETF인 GLD 자금 흐름도 눈여겨볼 만해요. 최근 며칠 새 순유출 조짐이 나타나고 있는데, 이게 개인 투자자들의 패닉셀은 아니고 기관들이 포지션을 줄이는 쪽에 가깝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2022년 긴축 사이클 때도 비슷한 패턴이 있었어요. 초반엔 지정학 리스크로 금이 반짝 올랐다가, Fed가 진짜로 매파적으로 돌아서는 순간부터는 몇 달째 지지부진했었거든요. 지금이 딱 그 초입일 수도 있다는 게 좀 무섭기도 하고요.
은(실버) 가격도 같이 눌리고 있다는 점은 흥미로운 대목이에요. 통상 금과 은은 같이 움직이는 경향이 있는데, 이번엔 은이 산업재 수요 둔화 우려까지 겹치면서 더 크게 빠지고 있습니다. 원자재 시장 전체가 지금 '전쟁 프리미엄'보다 '금리 공포'에 더 크게 반응하고 있다는 신호로 읽혀요.
4,000달러 선을 다시 회복할 수 있을지, 아니면 더 밀릴지 이번 주가 분수령이 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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