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란 정전이 사실상 파기되면서 유가가 한 주 만에 16% 폭등했어요. 브렌트유는 배럴당 88.10달러, WTI는 82.49달러까지 치솟았고 3월 이후 첫 미군 사망자도 나왔습니다. 인플레이션 파이터를 자처한 워시 연준 의장 앞에 유가발 물가 리스크가 다시 켜졌어요.
솔직히 지난주까지만 해도 "이러다 또 흐지부지되겠지" 싶었거든요. 근데 이번엔 좀 다릅니다. 테헤란이 지난달 워싱턴과 합의했던 정전 프레임워크를 사실상 파기했다고 선언했고, 이란 최고지도자 자문역 모센 레자이는 "미국이 2~3일만 더 공격을 이어가면 전면 침공 및 섬멸 단계로 들어갈 것"이라는 섬뜩한 발언까지 내놨어요. 트럼프의 서명을 두고는 "가치 없는 것"이라는 표현까지 썼다고 하네요.
시장이 반응한 방식은 뚜렷했습니다. 미 중부사령부는 7월 17일 밤 이란에 대한 7일 연속 공습을 발표했고, 감시시설과 군수 물류 인프라, 지하 무기고까지 타격했다고 밝혔어요. 이 과정에서 요르단에 배치된 미군 2명이 이란의 탄도미사일·드론 공격을 막다가 전사했고, 1명은 실종 상태예요. 3월 이후 처음 나온 미군 사망자라는 점에서 워싱턴 내부 분위기도 심상치 않다고 하고요.
유가는 이 모든 걸 그대로 반영했습니다. 브렌트유는 금요일 하루에만 4.6% 뛰어 배럴당 88.10달러, WTI는 4.5% 올라 82.49달러로 마감했어요. 주간 기준으로는 브렌트 16%, WTI 15.5% 급등인데, 지난 3월 개전 이후 최대 주간 상승폭입니다. 호르무즈 해협이 전 세계 원유 물동량의 약 20%를 처리한다는 걸 감안하면 시장이 왜 이렇게 예민하게 반응하는지 이해가 가요.
이란 쪽 피해도 만만치 않아요. 자스크 인근 본지 담수화 플랜트가 공격받아 취수시설과 변전설비가 파괴됐고, 인근 20개 마을 주민 약 1만 명이 식수 없이 지내고 있다고 합니다. 전쟁이 실물경제와 민생을 직격하는 단계로 들어선 셈이죠.
문제는 이게 인플레이션 파이터를 자처한 케빈 워시 연준 의장 입장에서 최악의 타이밍이라는 거예요. 지난주 청문회에서 워시 의장은 6월 CPI가 전년 대비 3.5%로 5월 4.2%에서 둔화됐다는 지표를 두고도 "이건 미션 컴플리트가 아니다"라며 선을 그었거든요. 그런데 유가가 이런 속도로 오르면 그 둔화 흐름 자체가 뒤집힐 수 있다는 게 골드만삭스를 포함한 여러 IB의 공통된 우려입니다. 개인적으로 이 조합, 그러니까 전쟁 리스크 고조와 인플레 재점화 우려가 겹치는 상황은 9월 FOMC 전까지 시장을 계속 흔들 재료라고 봐요.
재밌는 건 금 가격 반응이에요. 원래대로면 전쟁 리스크에 금이 튀어야 하는데, 오히려 2월 28일 개전 시점 온스당 5,278달러에서 지금은 4,175달러 선으로 20% 넘게 빠져 있습니다. 실질금리 상승 기대와 에너지發 인플레 압력이 겹치면서 투자자들이 금보다 유동성과 고금리 자산을 우선하는 역설적 상황이 벌어진 거죠. JP모간은 그래도 연말까지 6,300달러를 다시 보고 있다니, 이 괴리가 언제 좁혀질지도 지켜볼 포인트고요.
주말 사이 벌어진 일이라 아시아 개장이 아직 안 남았지만, 지난 개전 초기 패턴을 보면 월요일 장 초반 변동성은 꽤 클 가능성이 높아요. 사우디아라비아, 쿠웨이트, 오만, 요르단, 시리아까지 이란의 보복 대상에 오르내리는 걸 보면 이번 확전이 단순한 국지전 수준을 넘어섰다는 느낌도 들고요. 다음 주 초 나올 시장 반응과 워시 의장의 후속 코멘트를 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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