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P-110 강행파가 만든 체인이 딱 두 블록 캐고 사실상 멈춰버렸어요. 채굴자 지지율은 2.53%, 필요 임계값 55%엔 한참 못 미쳤습니다. 메인체인이 해시파워 99.85%를 그대로 지키면서 비트코인 가격은 거의 무반응이었어요.
오늘 새벽 비트코인 커뮤니티가 또 한 번 시끄러웠어요. 어제 아침 전해드렸던 BIP-110 강행 소식 기억하시나요? 오디널스랑 BRC-20, 룬즈 같은 비금융 데이터를 트랜잭션에 담는 걸 1년간 제한하겠다는 그 소프트포크요. 채굴자 지지율이 2%대에 불과한데도 강행파가 밀어붙이면서 블록 961,632에서 체인이 진짜로 두 갈래 났다고 말씀드렸었죠.
근데 결말이 좀 허무해요. 활성화되고 8시간 만에 BIP-110 체인은 딱 두 블록만 캐고 멈춰버렸습니다. 코인데스크랑 블록미디어 보도를 종합하면 한때 메인체인보다 57블록 뒤처졌다가 나중엔 18블록 차이로 좁혀졌다는 얘기도 나오는데, 사실 블록 개수 차이보다 중요한 건 해시파워예요. 강행파 체인 쪽으로 붙은 채굴자 지지율이 2.53%밖에 안 됐거든요. 소프트포크 활성화에 필요한 55%는 고사하고, 체인을 그럭저럭이라도 굴릴 최소한의 힘도 없었던 셈이죠.
결정타는 로프넥스(Roughnecks)였어요. BIP-110을 지지하던 몇 안 되는 채굴풀 중 하나였는데, 팀 회의 끝에 별도 통지가 있을 때까지 해당 알고리즘으로는 채굴을 멈춰달라고 소속 채굴자들에게 권고했습니다. 지지 세력 안에서도 발을 빼기 시작한 거죠. 오션(Ocean) 쪽 해시레이트도 같이 꺾였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사실상 BIP-110 진영이 스스로 백기를 든 모양새가 됐어요.
솔직히 이 정도면 예견된 결말이긴 했어요. 활성화 임박 시점에도 지지율이 1%대였다는 얘기가 계속 나왔었거든요. 그런데도 강행한 건, 어차피 실패해도 우리가 시도는 했다는 상징성이 더 중요했던 게 아닌가 싶어요. 비트코인 프로토콜 논쟁이 늘 그렇듯 이번에도 결국 해시파워를 쥔 쪽이 이겼습니다.
가격 쪽은 오히려 담담했어요. 비트코인은 이 소동 와중에도 6만4800~6만5340달러 박스권을 오갔고, 24시간 기준으로는 0.2~0.4% 남짓 빠지는 데 그쳤습니다. 체인 스플릿이라는 말만 들으면 겁부터 나기 마련인데, 시장은 어차피 메인체인이 이길 거라는 걸 처음부터 알고 있었던 것 같아요. 실제로 전체 해시파워의 99.85%가 메인체인에 그대로 남아있었으니, 냉정하게 보면 큰 이변이랄 것도 없었죠.
다만 이번 사태가 남긴 여운은 있다고 봐요. 오디널스나 BRC-20 같은 비금융 데이터 트랜잭션을 둘러싼 갈등이 이번 한 번으로 끝날 것 같지는 않거든요. 지지율 2%대로도 일단 체인을 갈라놓을 수 있다는 게 확인된 이상, 비슷한 시도가 또 나올 가능성은 열려 있다고 봅니다. 다음번엔 지지율이 조금이라도 더 올라간 상태로 시도한다면 얘기가 달라질 수도 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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