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웨이트 국영석유(KOC)가 원유 파이프라인망을 담보로 160억달러 규모 인프라 파트너십을 체결했어요. 블랙스톤·브룩필드·KKR이 각각 3분의 1씩 49% 지분을 나눠 갖고, KOC는 51%를 유지합니다. 쿠웨이트 역사상 최대 외국인직접투자로 기록되며 글로벌 PE의 중동 에너지 베팅이 커지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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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이런 뉴스는 헤드라인만 보면 좀 지루해 보이는데, 뜯어보면 꽤 흥미로운 딜이에요. 지난 24일(현지시간) 쿠웨이트 국영석유회사, 그러니까 쿠웨이트 국영 석유공사(KPC) 산하 KOC가 자국 원유 파이프라인 네트워크를 놓고 블랙스톤·브룩필드·KKR 3사와 160억달러(약 22조원) 규모 인프라 파트너십에 서명했다고 발표했습니다. 프로젝트명은 '페레그린(Project Peregrine)'이래요.
구조가 좀 독특한데, 흔히 말하는 '리스 앤 리스백(lease-and-leaseback)' 방식이에요. KOC와 컨소시엄이 새 합작법인(JV)을 쿠웨이트 현지에 세우고, 여기에 KOC 소유 파이프라인 13개, 총 320km 구간의 사용권을 리스로 넘깁니다. 그런데 JV는 그 사용권을 다시 KOC에 20.5년간 리스백해서, KOC가 계속 운영·유지보수를 맡는 구조예요. 대신 KOC는 물량 기반 요금(tariff)을 JV에 내는 거고요. 즉 파이프라인을 팔았다기보다는 미래 현금흐름 일부를 미리 땡겨쓰는 느낌에 가까워요.
지분은 JV 기준으로 KOC가 51%를 유지하고, 나머지 49%를 블랙스톤·브룩필드·KKR이 정확히 3분의 1씩(약 16.3%) 나눠 갖습니다. 세 곳 다 동일한 조건이라는 점도 눈에 띄고요. 이번 거래로 KOC 쪽에 유입되는 자금은 78억5000만달러 규모라고 하는데, 이 돈은 쿠웨이트의 광범위한 자본지출(capex) 계획을 뒷받침하는 데 쓰일 예정이에요.
이게 왜 크게 다뤄지냐면, 로이터·CNBC 등 외신에서 이번 딜을 "쿠웨이트 역사상 최대 규모의 외국인직접투자(FDI)"라고 못박았거든요. 사실 걸프 산유국들이 국영 에너지 자산의 파이프라인·인프라 지분을 글로벌 PE에 파는 흐름 자체는 새롭지 않아요. 사우디 아람코도 2021년 이후 EIG·PIF 계열 등에 파이프라인 지분을 여러 차례 넘긴 전례가 있고, ADNOC도 비슷한 구조의 딜을 계속 해왔죠. 근데 쿠웨이트가 이 정도 규모로, 그것도 블랙스톤·브룩필드·KKR을 한꺼번에 끌어들인 건 이번이 처음이라 상징성이 있다는 평가예요.
개인적으로는 이 딜을 'PE들이 중동 에너지 인프라를 채권처럼 사들이는 흐름'으로 보는 게 맞다고 생각해요. 파이프라인 사용권은 변동성 큰 유가와 달리 물량 기반 요금이라 현금흐름이 꽤 안정적이거든요. 금리가 여전히 높은 국면에서 이런 '인프라 채권'스러운 자산은 기관 투자자들한테 매력적일 수밖에 없죠. 게다가 KKR·브룩필드는 최근 몇 년간 인프라 펀드 규모를 공격적으로 키워온 곳들이라, 이번 딜도 그 연장선으로 보여요.
다만 걱정도 있어요. 쿠웨이트 입장에서는 국가 핵심 에너지 인프라의 현금흐름 일부를 20년 넘게 외국 자본에 내주는 셈이라, 나중에 물동량이 늘어도 그만큼 몫을 나눠야 하는 구조예요. 지금 당장 78억달러가 아쉬운 상황도 아닐 텐데, 왜 이 시점에 이런 딜을 했는지에 대한 설명은 아직 부족한 편이고요.
시장에서는 이번 거래가 쿠웨이트 의회 쪽 검토를 거칠지, 그리고 다른 걸프 국가들도 비슷한 딜을 들고나올지를 지켜보는 분위기예요. 블랙스톤·브룩필드·KKR 세 곳 주가가 이 소식에 즉각 크게 반응하진 않았지만, 인프라 펀드 실적에는 분명 플러스 요인이 될 거고요. 앞으로 '페레그린' 구조가 다른 GCC 국가들의 벤치마크가 될지, 계속 지켜봐야 할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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