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금값이 온스당 4,000달러 아래로 내려앉았어요. 2분기에만 16% 급락, 2013년 이후 최악의 분기 성적표입니다. 매파적 Fed와 중동 긴장 완화가 겹치며 안전자산 매력이 옅어지고 있어요.
오늘(7월 1일) 국제 금값이 결국 심리적 지지선인 온스당 4,000달러를 뚫고 내려갔어요. 최근 8개월 사이 가장 낮은 수준입니다. 근데 사실 이게 갑자기 벌어진 일은 아니에요. 금은 올해 1월 29일 온스당 5,586.20달러라는 사상 최고가를 찍은 뒤로 쭉 내리막을 탔고, 2분기(4~6월)에만 무려 16%가 빠지면서 2013년 2분기 이후 13년 만에 최악의 분기 성적표를 받아 들었습니다.
원인을 짚어보면 크게 두 가지가 겹쳤어요. 하나는 Fed 의장 케빈 워시의 매파적 태도예요. 워시 의장이 신트라 ECB 포럼 데뷔전에서 향후 금리 경로에 대한 어떤 힌트도 주지 않겠다고 선을 그으면서, 시장에서는 오히려 9월 금리 인상 가능성에 베팅이 몰리고 있어요. 금리가 오르면 이자를 주지 않는 금 같은 자산은 상대적으로 매력이 떨어지죠. 두 번째는 중동 정세예요. 이란 관련 긴장이 한풀 꺾이는 조짐을 보이면서 안전자산으로서 금을 찾을 이유가 줄어들고 있습니다. 여기에 달러까지 강세를 보이니 금 입장에서는 삼중고인 셈이에요.
흥미로운 건 대형 투자은행들 사이에서도 전망이 극과 극으로 갈린다는 점이에요. 골드만삭스는 최근 올해 말 목표가를 기존 5,400달러에서 4,900달러로 낮췄어요. 연준이 올해 금리를 인하하지 않을 거라는 판단이 근거였습니다. 반면 JP모건은 여전히 6,000달러 전망을 고수하고 있고, 웰스파고는 한술 더 떠 6,100~6,300달러까지 갈 수 있다는 3월 전망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어요. 같은 자산을 두고 은행마다 이 정도로 시각차가 벌어지는 것도 흔치 않은 일인데, 그만큼 지금 금 시장에 낀 안개가 짙다는 뜻 아닐까 싶습니다.
사실 상반기에 사상 최고가까지 찍었던 걸 생각하면, 이 정도 조정은 어느 정도 예견됐던 측면도 있어요. 오르는 속도가 워낙 가팔랐으니 숨 고르기가 필요했던 거죠. 다만 그 숨 고르기가 '13년 만에 최악의 분기'라는 타이틀을 달 만큼 클 줄은 저도 예상 못 했네요. 금 투자자 입장에서는 지금이 저가 매수 기회인지, 아니면 진짜 추세 전환의 시작인지 판단하기가 쉽지 않은 시점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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