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CB의 9월 금리 인상 확률이 시장에서 70%까지 치솟았어요. 호르무즈·홍해發 유가 급등이 라가르드의 신중론을 압도한 결과예요. 2023년 이후 처음 금리를 올렸던 ECB가 다시 긴축 쪽으로 기울고 있습니다.
솔직히 몇 달 전까지만 해도 ECB가 다시 금리를 올릴 거라고 생각한 사람은 많지 않았을 거예요. 그런데 지난 6월 ECB가 2023년 이후 처음으로 기준금리를 인상한 데 이어, 이번엔 시장이 9월 추가 인상 가능성을 70%까지 반영하기 시작했습니다. 불과 얼마 전 프랑스 신트라 포럼에서 라가르드 총재를 비롯한 위원들이 "추가 긴축 서두를 필요 없다"는 다소 비둘기파적인 톤을 냈던 걸 생각하면 꽤 급격한 반전이에요. 🏦
이번 반전의 진짜 원인은 유가예요. 후티 반군이 홍해에서 사우디 유조선을 공격했다고 주장하면서 브렌트유가 하루 만에 6% 넘게 튀어 배럴당 100달러 근처까지 갔거든요. 5월 이후 최고 수준입니다. 여기에 미국과 이란 간 군사적 긴장까지 겹치면서,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지정학 리스크가 단순한 '일시적 이슈'가 아니라 유로존 인플레이션을 구조적으로 밀어올릴 수 있는 변수로 재평가받고 있어요. ⛽
라가르드 총재는 최근 "에너지 가격이 높은 수준에 오래 머물수록, 간접 효과와 2차 파급 효과를 통해 전반적인 물가를 밀어올릴 가능성이 커진다"고 경고했어요. 근데 이 발언, 뜯어보면 그냥 원론적인 코멘트가 아니라 시장에 꽤 직접적인 시그널을 준 거라고 봐요. 실제로 독일 분트채 금리가 2.98%로 반등했고, 이탈리아 BTP 금리도 인상 베팅에 뛰었습니다. 유럽 국채 시장이 이미 ECB의 매파 전환을 가격에 반영하기 시작한 거죠.
사실 이 흐름은 미국 쪽 상황과도 묘하게 맞물려요. 연준 역시 케빈 워시 신임 의장이 9월 FOMC에서 인상 지지 쪽에 설 준비가 됐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매파적 색채를 키우고 있었잖아요. 대서양 양쪽에서 동시에 긴축 쪽으로 무게중심이 옮겨가는 그림이 만들어지고 있는 셈이에요. 다만 연준은 인플레이션과 노동시장 냉각이 겹친 상황이고, ECB는 순전히 유가라는 외생 변수가 방아쇠라는 점에서 성격은 좀 다릅니다. ✅
개인적으로는 이번 국면에서 진짜 변수는 ECB의 결단력보다 호르무즈·홍해 정세가 얼마나 더 악화되느냐에 달려있다고 봐요. 유가가 지금 수준에서 더 안 오르고 옆으로 횡보하기만 해도 9월 인상 확률은 다시 빠르게 낮아질 수 있거든요. 반대로 상황이 더 꼬이면 유럽 채권시장 전체가 또 한 번 출렁일 수 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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