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CB가 예금금리를 2.25%로 동결하며 숨 고르기에 들어갔어요. 6월 깜짝 인상(25bp) 이후 한 달 만의 결정, 이번엔 만장일치였습니다. 라가르드는 9월 추가 인상 가능성을 열어뒀고, 관건은 중동발 유가예요.
유럽중앙은행(ECB)이 7월 23일 통화정책회의에서 기준금리 3종 세트를 모두 동결했어요. 예금금리 2.25%, 주요 리파이낸싱 금리 2.15%, 한계대출금리 2.40%. 시장이 어느 정도 예상했던 결과이긴 한데, 배경을 뜯어보면 얘기가 좀 재밌습니다.
사실 ECB는 불과 한 달 전인 6월 11일에 25bp 깜짝 인상을 단행했어요. 2023년 이후 처음 있는 일이었죠. 그러고 나서 곧바로 다음 회의에서 동결이라니, 언뜻 보면 오락가락하는 것 같지만 라가르드 총재 설명을 들어보면 나름 논리가 있습니다. 이번 동결은 만장일치였다고 밝혔는데, "만장일치지만 토론은 치열했다"는 표현을 썼어요. 그만큼 위원들 사이에서도 고민이 많았다는 뜻이겠죠.
숫자로 보면 유로존 인플레이션은 2.8%로 ECB 목표치 2%를 여전히 웃돌고 있어요. 근데 GDP 성장률 전망치는 고작 0.8%. 물가는 높은데 성장은 더딘, 전형적인 스태그플레이션 조짐이 보이는 상황이라 금리를 더 올리기도, 내리기도 애매한 거예요.
여기에 결정적인 변수가 하나 더 있습니다. 바로 중동 정세예요. 이란-미국 갈등이 격화되면서 브렌트유가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섰거든요. ECB 성명에서도 "에너지 가격 전망은 중동 분쟁 이전 수준을 훨씬 웃돈다"고 콕 집어 언급했어요. 유가가 계속 뛰면 인플레이션에 추가로 불을 지필 수 있고, 그러면 ECB로서는 금리를 더 올릴 수밖에 없는 압박을 받게 되죠.
라가르드는 기자회견에서 "회의마다 데이터를 보고 결정하겠다"는 원론적인 답을 반복했지만, 9월 회의에서 추가 인상 가능성을 완전히 닫지는 않았어요. 오히려 유가 흐름에 따라 다음 스텝이 정해질 거라는 뉘앙스가 강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이번 동결이 "인상은 끝났다"는 신호라기보다 "일단 지켜보자"는 임시 정지 버튼에 가깝다고 봐요.
시장 반응은 비교적 잠잠했어요. 유로·달러 환율은 큰 변동 없이 횡보했고, 독일 분트 국채 금리도 소폭 등락에 그쳤습니다. 근데 진짜 변수는 다음 주에 몰려있어요. 7월 28~29일 Fed FOMC, 여기에 일본은행(BoJ) 회의까지 겹치거든요. 중동 유가 향방까지 더해지면 8월 초까지는 통화정책 뉴스에서 눈을 떼기 어려울 것 같습니다.
솔직히 지금 중앙은행들이 처한 딜레마는 다 비슷해요. 지정학 리스크로 튀는 에너지 가격은 통제할 수 없는데, 그 여파로 인플레이션이 오르면 결국 금리로 대응해야 하니까요. ECB가 9월에 정말 한 번 더 올릴지, 아니면 유가가 진정되면서 이번 동결이 사실상 인상 사이클의 끝이 될지 — 다음 회의까지는 지켜봐야 할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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