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2분기 GDP가 전년比 2.1% 성장하며 예상치 1.8%를 웃돌았어요. 7월 물가도 3.5%로 목표보다 높게 나오면서 RBA 9월 인상 확률이 57%까지 뛰었어요. 호주달러는 강세를 보였고, 전 세계적인 긴축 재개 흐름과도 맞물리는 분위기예요.
오늘 새벽 나온 호주 통계청 발표, 솔직히 시장 예상을 꽤 벗어났어요. 2분기 GDP가 전년 대비 2.1% 성장했는데, 이코노미스트들이 예상했던 1.8%를 크게 웃돈 수치예요. 전분기 대비로 봐도 0.4% 성장하며 예상치 0.3%를 살짝 넘겼고요. 숫자만 보면 "겨우 0.1~0.3%p 차이인데 뭐가 대수냐" 싶을 수 있는데, 지금 같은 국면에서는 이 정도 서프라이즈도 시장을 꽤 흔들어 놓습니다.
문제는 타이밍이에요. 안 그래도 호주는 7월 물가지표가 예상치 3.3%를 웃도는 3.5%로 나오면서 인플레이션이 좀처럼 잡히지 않는다는 우려가 커지던 참이었거든요. 여기에 성장까지 예상보다 강하게 나오니, RBA(호주중앙은행) 입장에서는 금리를 더 올릴 명분이 확실해진 셈이죠. 실제로 시장이 반영하는 9월 RBA 인상 확률은 발표 전 48%에서 발표 후 57%로 단숨에 뛰었고, 11월 인상은 사실상 기정사실로 가격에 반영되고 있어요.
캐피털 이코노믹스의 아시아태평양 헤드 마르셀 티리앙은 "성장과 물가 둘 다 RBA 예상보다 견조하게 나온 만큼, 이르면 이번 달 다시 금리를 올릴 가능성이 있다"고 짚었는데요, 근데 사실 이게 호주만의 이야기는 아니라는 게 더 흥미로운 지점이에요. 한국은행이 지난 8월 27일 기준금리를 2.75%에서 3.00%로 올리며 2연속 인상을 단행했고, 일본은행 우에다 총재도 9월 17~18일 회의에서 인상을 사실상 예고한 상태거든요. 미국 역시 워시 연준 의장이 잭슨홀에서 인플레이션 우려를 강하게 표명한 뒤로 9월 인상 가능성이 시장에서 절반 넘게 반영되고 있고요. 태평양을 둘러싼 주요국 중앙은행들이 거의 동시에 긴축 쪽으로 방향을 트는 모양새예요.
호주달러는 발표 직후 즉각 반응했어요. AUD/USD가 0.7150선 위로 올라섰는데, 성장과 물가가 동시에 강하게 나온 게 통화 강세로 이어진 전형적인 케이스죠. 저는 개인적으로 이번 발표가 단순한 '깜짝 성장'을 넘어서, 글로벌 중앙은행들이 코로나 이후 오랜만에 다시 '한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는 신호로 읽혀요. 작년까지만 해도 각국 통화정책이 제각각이었는데, 최근 몇 주 사이엔 한국·일본·호주·미국이 거의 동시에 긴축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으니까요.
아래 그래프로 최근 주요국 정책금리 인상 움직임을 한번 정리해봤어요.
물론 리스크도 있어요. 지금 전 세계 채권시장은 이란-미국 충돌로 인한 유가 급등 때문에 인플레이션 우려가 한층 더 커진 상태라, 각국 중앙은행 발언 하나하나에 시장이 과민하게 반응하고 있거든요. 호주의 이번 GDP 서프라이즈도 냉정하게 보면 분기 성장률 0.1%p 차이라서, 지정학 리스크가 조금이라도 진정되면 인상 베팅이 다시 빠르게 후퇴할 가능성도 충분합니다. 다만 지금 이 순간만큼은, 성장은 버티고 물가는 안 잡히는 조합이 아시아태평양 곳곳에서 동시에 확인되고 있다는 점이 중요해 보여요. 다음 RBA 회의와 국내 한은 위원들의 발언을 좀 더 유심히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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