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존 8월 소비자물가가 전년 대비 3.3% 올라 2023년 9월來 최고치를 기록했어요. 에너지물가가 14.3% 폭등한 게 주범, 호르무즈 사태발 유가 충격이 유럽까지 덮쳤습니다. ECB는 9월 10일 회의에서 0.25%포인트 인상해 기준금리 2.5%로 올릴 게 거의 확실시돼요.
유로스타트가 오늘 내놓은 8월 유로존 물가 지표, 숫자만 보면 꽤 놀라워요. 전년 동월 대비 3.3% 상승인데, 7월 2.9%에서 한 달 만에 0.4%포인트나 뛴 거거든요. 이 정도면 2023년 9월 이후 가장 높은 수치고, ECB 목표치인 2%는 한참 넘어선 상태예요.
근데 속을 뜯어보면 좀 재밌는 그림이 나와요. 헤드라인 물가를 밀어올린 건 거의 전적으로 에너지예요. 에너지물가 상승률이 7월 10.3%에서 8월 14.3%로 튀었는데, 이게 2023년 1월 이후 최고치라고 하네요. 반면 근원물가(에너지·식품 제외)는 오히려 2.4%로 소폭 내려왔고, 서비스물가도 3.0%로 4개월래 최저치를 찍었어요. 그러니까 지금 유로존 인플레이션은 수요 과열이 아니라 순전히 에너지 충격 때문이라는 얘기죠.
이 에너지 충격의 진원지는 다들 아시다시피 이란-美 충돌이에요.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군사적 긴장이 계속되면서 국제유가가 브렌트유 기준 90달러를 훌쩍 넘겼고, 이게 그대로 유럽 에너지 수입 비용으로 전가되고 있는 거예요. 유럽은 에너지 자립도가 낮다 보니 이런 지정학 충격에 특히 취약하잖아요. 러시아산 가스 의존도를 줄인 지 몇 년 됐는데도 여전히 중동발 변수에 이렇게 흔들리는 걸 보면 씁쓸하기도 하고요.
시장 반응은 명확해요. ECB가 9월 10일 통화정책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려 2.5%로 만들 거라는 베팅이 거의 100% 가격에 반영됐어요. 사실 몇 주 전만 해도 ECB는 동결 쪽에 무게가 실려 있었거든요. 근데 에너지발 물가 충격이 이 정도로 세게 나오니 라가르드 총재 입장에서도 손 놓고 있기가 어려워진 거죠.
이걸 좀 더 큰 그림에서 보면, 지금 전 세계 주요 중앙은행이 거의 동시에 매파로 돌아서는 흐름이 뚜렷해요. 미국은 케빈 워시 연준 의장이 잭슨홀에서 매파 발언을 쏟아내며 9월 금리인상 베팅을 끌어올렸고, 일본은행 우에다 총재도 9월 17~18일 회의에서 인상 가능성을 열어뒀고, 호주중앙은행(RBA)도 2분기 GDP 서프라이즈에 9월 인상 베팅이 57%까지 뛰었죠. 여기에 ECB까지 가세하면 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