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이 고려아연 임시주총 안건 전부에 찬성표를 던지기로 했어요. 최윤범 회장 측과 MBK·영풍 측 후보 모두에 골고루 찬성한 겁니다. 9일 표대결을 하루 앞두고 캐스팅보트 향방이 더 안갯속에 빠졌어요.
지난번에 MBK·영풍이 낸 의결권 제한 가처분이 법원에서 기각됐다는 소식 전해드렸었죠. 근데 하루도 안 지나서 더 흥미로운 변수가 등장했어요. 국민연금이 9일 임시주총 안건에 대한 의결권 행사 방향을 정했는데, 최윤범 회장 측 후보랑 MBK·영풍 측 후보 모두에게 찬성표를 던지기로 한 거예요.
구체적으로 보면 이번 주총 안건은 크게 세 갈래예요. 분리선출 감사위원을 늘리는 정관 변경, 집중투표제 아래 독립이사 4인 선임, 그리고 대주주 의결권 3% 제한 룰이 적용되는 독립이사 1인 선임. 국민연금은 이 안건들에서 최윤범 측과 MBK·영풍 측이 각각 추천한 이사 후보, 감사위원 후보 전원에 찬성하기로 했다고 해요. 사실 이게 좀 이례적이에요. 보통 이런 경영권 분쟁 상황에서는 국민연금도 한쪽 편을 드는 경우가 많은데, 이번엔 양쪽 다 밀어준 셈이거든요.
국민연금은 지난 7월 말 고려아연 지분을 5.00%에서 5.48%로 늘리면서 투자 목적도 단순투자에서 일반투자로 바꿨어요. 이미 이때부터 이번 표대결에서 좀 더 적극적인 역할을 할 준비를 하고 있었다고 봐도 될 것 같아요. 5.48%면 결코 작은 지분이 아니라서, 국민연금이 어느 한쪽에 확실히 섰다면 승부가 꽤 쉽게 갈렸을 텐데, 이번처럼 중립 카드를 꺼내면서 표 대결의 향방이 오히려 더 안갯속으로 빠졌어요.
여기에 또 하나 변수가 있는데, 한화 쪽 우호 지분이 5.8%까지 부상했다는 얘기가 나와요. 최윤범 회장 우호세력으로 분류되는 만큼, 한화 지분 향방도 이번 표대결에서 중요한 캐스팅보트가 될 수 있다는 관측이에요.
고려아연 쪽도 가만히 있지는 않았어요. 9일 주총을 앞두고 MBK파트너스와 영풍 측 관계자들을 명예훼손과 업무방해 혐의로 형사 고소할 예정이라고 밝혔거든요. 주총 자료에 허위사실이 담겼다는 게 이유예요. 근데 솔직히 이 정도면 법정 공방이 주총장 밖에서도 계속 이어질 거란 신호로 보여요. 표 대결 하나로 안 끝날 싸움 같다는 느낌이랄까요.
주총은 9일 오전 10시 서울 용산 몬드리안호텔에서 열려요. 감사위원 1석을 두고 벌어지는 표 대결이 이번 분쟁의 최대 분수령이 될 거라는 얘기가 많은데, 국민연금이 양쪽 다 찬성한 상황에서 실제 표가 어떻게 갈릴지는 정말 예측이 어려워졌어요. 개인적으로는 국민연금의 이번 결정이 어느 편도 들지 않겠다는 선언이라기보다, 지배구조 개선이라는 원론적 기준으로 후보 하나하나를 심사했다는 신호에 가깝다고 봐요. 그게 결과적으로 어느 쪽에도 확실히 유리하지 않은 애매한 포지션이 되긴 했지만요.
내일 표 대결 결과가 나오면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의 큰 흐름이 한 번 정리될 것 같아요. 감사위원 1석의 주인이 누가 되느냐에 따라 이후 이사회 구도, 나아가 회사 경영 방향까지 갈릴 수 있는 만큼, 결과가 나오는 순간까지 시장의 관심은 계속될 것 같네요.
출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