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8월 수출이 982억달러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어요. 반도체 수출만 466억5000만달러, 1년 전보다 209% 급증했습니다. AI 인프라 투자 붐이 한국 경제 전체를 밀어올리는 모양새예요.
산업통상자원부가 9월 1일 발표한 8월 수출입 동향, 숫자만 보면 좀 얼떨떨할 정도예요. 총수출 982억5000만달러, 전년동월대비 68.7% 증가. 수입은 635억1000만달러로 22.6% 늘었고, 무역수지는 347억5000만달러 흑자를 냈습니다. 한 달 무역흑자로는 꽤 큰 규모죠.
근데 이 숫자를 뜯어보면 결국 다 반도체 얘기예요. 반도체 수출이 466억5000만달러, 1년 전보다 무려 209% 늘었거든요. 3개월 연속 400억달러를 넘긴 것도 처음이고, 전체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47.5%까지 올라갔어요. 수출 두 건 중 한 건이 반도체라는 얘기죠. 반도체 수출은 이번까지 15개월 연속 플러스 성장을 이어갔는데, 작년 이맘때만 해도 다들 반도체 다운사이클 걱정하던 거 생각하면 격세지감이 느껴지네요.
솔직히 이 정도면 '반도체 착시' 아니냐는 말이 나올 법도 한데, 산업부는 비반도체 수출도 20% 늘었다며 방어에 나섰어요.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반도체 수출 호조가 이어지는 가운데 비반도체 품목 수출도 20% 증가해 수출 기반이 넓어지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실제로 석유제품이 68억4000만달러(+65.3%), 석유화학이 38억6000만달러(+12.2%)로 선전했어요. 다만 자동차는 38억5000만달러로 29.8% 줄었는데, 이건 관세 여파가 여전히 발목을 잡고 있다는 신호로 보여요.
지역별로 보면 중국이 241억달러(+119.3%)로 가장 큰 폭으로 늘었고, 미국 165억달러(+89.3%), 동남아 190억9000만달러(+75.4%), EU 66억2000만달러(+14.6%) 순이에요.
중국향 수출이 두 배 넘게 뛴 게 좀 의외인데, 결국 이것도 HBM이나 범용 D램 같은 메모리 수요가 몰리면서 나온 결과 같아요. 구글, 아마존 같은 빅테크들이 AI 인프라 투자를 계속 늘리고 있고, 그 수요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같은 한국 메모리 업체들한테 고스란히 흘러들어가는 구조죠. 최근 HBM4 공급 계약이나 D램 가격 상승세를 보면 이 흐름이 하루아침에 꺾일 것 같지는 않아요. 오늘 국내 증시에서도 이 지표가 추가 호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고, 소부장(소재·부품·장비) 협력사들도 덩달아 관심을 받을 수 있어요.
다만 개인적으로는 이렇게 반도체 하나에 수출 절반을 의존하는 구조가 마냥 좋게만 보이진 않아요. AI 투자 사이클이 언젠가 둔화되면 — 그게 내년일지 후년일지는 몰라도 — 그 반작용이 한국 경제 전체로 고스란히 튈 수 있거든요. 2018~2019년 반도체 슈퍼사이클 끝나고 수출이 확 꺾였던 기억이 아직 남아있잖아요.
그래도 지금 당장은 원화 강세, 코스피 상승 재료로 작용할 가능성이 커요. 무역수지 흑자가 이 정도로 쌓이면 외환시장에서도 우호적으로 반영되는 경우가 많거든요. 이번 달 미국 FOMC나 한국은행 금통위 결정에 이 수출 지표가 어느 정도 영향을 줄지도 지켜볼 만한 포인트고요.
이 호황이 언제까지 이어질지, 아니면 다음 분기쯤 숨고르기에 들어갈지 — 다음 달 지표를 봐야 좀 더 감이 잡힐 것 같네요.
출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