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7월 수출이 전년 대비 23.9% 급증하며 시장 예상치를 웃돌았어요. 수입도 27.5% 늘었고, 무역흑자는 1125억달러를 기록했습니다. AI발 고사양 부품 수요가 관세 충격을 상당 부분 상쇄한 모습이에요.
중국 해관총서(GACC)가 오늘 발표한 7월 수출입 통계, 솔직히 좀 놀라운 숫자였어요. 수출이 전년 동월 대비 23.9% 늘면서 달러 기준 3978억5000만달러를 기록했는데, 블룸버그가 집계한 시장 예상치 23%를 살짝 웃돈 수치예요. 수입은 그보다 더 화끈해서 27.5% 증가한 2853억5000만달러를 찍었고요. 이 둘을 합친 무역흑자는 1125억달러로 집계됐습니다.
근데 재밌는 건 6월 수치랑 비교했을 때예요. 6월 수출 증가율이 27%였던 걸 감안하면 7월엔 오히려 증가폭이 살짝 둔화된 거거든요. 무역흑자도 6월 1256억2000만달러에서 7월 1125억달러로 줄었고요. 그러니까 "역대급 호황"이라기보다는 "여전히 견조하지만 속도는 조금 늦춰진" 정도로 보는 게 맞을 것 같아요. 극단적 기상 이변으로 항만·물류가 삐걱거렸다는 얘기도 함께 나왔는데, 그런 악조건 속에서 이 정도 수치면 나쁘지 않은 셈이죠.
이번 수치의 핵심 키워드는 역시 AI예요. 캐피털 이코노믹스의 중국 경제 헤드 줄리안 에반스-프리처드는 최근 무역액 급증이 AI 붐에 따른 반도체 가격 상승을 상당 부분 반영한다고 짚었어요. 실제로 올해 내내 중국 수출을 떠받친 건 관세 대응이 아니라 반도체, 서버, 데이터센터 부품 같은 고사양 하드웨어 수요였거든요.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압박은 여전한데도 중국 수출이 이 정도로 버티고 있다는 게 좀 아이러니하긴 해요. ING은행의 중화권 담당 이코노미스트 린 송은 앞으로도 이 호조가 이어질지에 대해서는 조심스러운 입장을 내놨는데요, 관세 유예 조치가 끝나가는 시점이나 재고 조정 국면에서 변수가 생길 수 있다고 봤습니다. 사실 지금의 수출 호조 상당 부분이 "관세 인상 전 밀어내기 수출" 효과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거든요. 8월, 9월 지표가 진짜 실력을 보여줄 거란 얘기죠.
사실 이 흐름이 어제오늘 얘기는 아니에요. 6월 수출 증가율 27%는 2021년 이후 가장 빠른 속도였고, 그 전인 5월과 4월에도 반도체·서버 관련 품목이 전체 수출 증가분의 상당 부분을 차지했거든요. 즉 지금 중국 경제는 내수는 여전히 부진한데 수출, 그중에서도 AI 인프라향 하드웨어만 나 홀로 질주하는 이상한 그림이 몇 달째 이어지고 있는 거예요. 이걸 두고 "균형 잡힌 성장이 아니다"라고 지적하는 목소리도 있지만, 적어도 단기 무역수지 숫자만 놓고 보면 이보다 든든한 버팀목이 없는 것도 사실이고요.
한국 입장에서 보면 이 뉴스, 그냥 남의 나라 얘기가 아니에요. 중국의 고사양 부품 수요가 늘었다는 건 결국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 같은 메모리 업체들의 아시아 공급망에도 온기가 돈다는 뜻이거든요. 어제 반도체주 급락으로 다들 놀랐던 걸 생각하면, 이런 거시 지표 하나하나가 다음 주 코스피 흐름을 가늠하는 데 은근히 중요한 힌트가 될 수 있어요. 게다가 오늘 예정된 미국 7월 고용지표, 그리고 여전히 안갯속인 호르무즈 해협 이슈까지 겹쳐 있어서 시장이 참고할 재료는 차고 넘치는 상황이고요.
개인적으로는 이 수치를 보면서 "AI 버블이냐 아니냐" 논쟁이 살짝 무색해진다는 생각도 들었어요. 최소한 무역 통계라는 실물 지표에서는 AI발 수요가 진짜로 돈을 움직이고 있다는 게 확인된 셈이니까요. 물론 미중 관계나 관세 협상 결과에 따라 이 흐름이 언제든 꺾일 수 있다는 점은 감안해야겠지만요.
다음 달 8월 수출입 지표가 나올 때쯤이면, 지금의 AI발 훈풍이 계속될지 아니면 관세 역풍이 본격화될지 좀 더 선명해지지 않을까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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