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티그룹이 2분기 EPS 3.15달러·매출 248억 달러로 시장 전망을 크게 웃돌았어요. 10년 만에 최대 분기 매출을 냈는데도 주가는 오히려 4.5% 하락했습니다. 연간 수익성 목표를 그대로 두고 하반기 투자를 늘리겠다고 밝힌 게 발목을 잡았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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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현지시각 화요일) 나온 씨티그룹 2분기 실적, 숫자만 보면 완벽에 가까웠어요. 주당순이익 3.15달러로 시장 예상치 2.73달러를 15% 넘게 앞질렀고, 매출은 247억7천만 달러로 예상(236억6천만 달러)을 훌쩍 뛰어넘었습니다. 이게 10년 만에 최대 분기 매출이라고 하니 숫자만 보면 박수 칠 만한 실적이었죠. 순이익도 58억 달러나 됐고요. 📊
근데 주가는 정반대로 움직였어요. 실적 발표 후 씨티그룹 주가는 4.51% 빠지면서 134.36달러로 마감했습니다. 사실 세부 지표들은 다 좋았거든요. 마켓 부문 매출이 17% 늘었는데 그중에서도 주식(에쿼티) 트레이딩이 45% 급증했고, 프라임 브로커리지 잔고도 60% 늘었어요. 투자은행 수수료는 44% 뛰었고, 예금은 19% 증가했죠. 자산관리(웰스) 부문은 9분기 연속 성장세를 이어갔고요.
그럼 뭐가 문제였냐면, 경영진이 연간 ROTCE(유형자기자본이익률) 목표를 기존 10~11%로 그대로 뒀다는 거예요. 이렇게 잘 벌었으면 목표치를 올려도 될 법한데, 오히려 하반기에 투자 지출을 더 늘리겠다고 밝혔거든요. 시장 입장에서는 "이번 분기 실적은 좋은데 그 좋은 걸 그대로 주주 몫으로 안 돌리고 다시 쏟아붓겠다"는 신호로 받아들인 셈이죠. 제인 프레이저 CEO는 "지금의 강한 환경은 단순히 위쪽으로 서프라이즈를 낸 게 아니라, 우리가 활용해야 할 기회"라고 말했는데, 시장은 그 말을 곧이곧대로 반기지 않은 분위기예요. ⚠️
물론 자본 배분 자체는 나쁘지 않았어요. 300억 달러 규모 자사주 매입 프로그램 아래 이번 분기에만 40억 달러어치를 사들였고, 3분기부터 배당도 12% 올리기로 했거든요. 보통주자본비율(CET1)도 12.8%로 규제 최소 요건보다 120bp 여유가 있고요. 그러니까 "돈을 못 벌어서" 주가가 빠진 게 아니라 "너무 잘 벌어놓고 그걸 어디에 쓸지에 대한 시그널"이 시장 기대와 어긋난 케이스에 가까워요.
같은 날 실적을 낸 웰스파고도 참고할 만한데, 매출이 전년 대비 9% 늘어난 226억 달러, 순이익은 17% 증가한 64억 달러, EPS는 25% 뛴 2.00달러였어요. 그런데 웰스파고 주가도 3.32% 빠지면서 84.76달러로 마감했으니, 이번 분기는 은행 실적 자체보다 "다음 분기 전망을 얼마나 후하게 주느냐"가 주가를 가른 하루였던 셈이죠.
솔직히 이런 그림, 투자자 입장에서는 좀 헷갈릴 수 있어요. 실적 발표 전에 다들 "어닝 서프라이즈 나올 것"이라고 기대했다가 막상 숫자가 좋게 나와도 주가가 빠지면 허탈하잖아요. 근데 이게 바로 '셀 더 뉴스(sell the news)'의 전형적인 패턴이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씨티그룹이 단기 이익률보다 중장기 성장 투자를 우선하겠다는 의지를 꽤 뚜렷하게 밝힌 거라 나쁘게만 볼 일은 아닌 것 같기도 해요.
이번 분기 미국 대형은행들, AI발 트레이딩·딜메이킹 붐을 다 같이 누렸는데 주가 반응은 은행마다 제각각이었네요. 다음 분기엔 이 투자 확대가 실제로 어떤 숫자로 돌아올지, 그게 진짜 관전 포인트가 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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