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메모리반도체 3위 키옥시아가 미국 특허소송에서 패소해 2,290억원대 배상 판결을 받았어요. 텍사스 연방배심원단이 비아셋의 플래시메모리 특허 침해를 인정, 배상액은 2억2,902만달러입니다. 안 그래도 눌려있던 반도체 업종 분위기에 악재가 겹치며 도쿄증시에서 주가가 14%대 급락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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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현지시간 7월16일) 텍사스 동부지법 배심원단이 내놓은 평결 하나가 태평양 건너 도쿄증시를 흔들었습니다. 일본 메모리반도체 업체 키옥시아(Kioxia)가 미국 위성통신업체 비아셋(Viasat)이 제기한 특허침해 소송에서 패소, 2억2,902만5,021달러를 배상하라는 평결을 받은 거예요. 소식이 전해지자 키옥시아 주가는 개장과 거의 동시에 급락했고, 한때 일시 거래정지(써킷브레이커)까지 걸릴 정도였습니다. 종가 기준으로는 14%대 하락 마감했어요.
솔직히 이 소송 자체는 어제오늘 얘기가 아닙니다. 비아셋은 2021년에 이미 키옥시아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었거든요. 쟁점은 플래시메모리의 오류정정(error-correction) 아키텍처 관련 기술 특허였는데, 기기가 전력을 덜 쓰게 해주는 방식이라 낸드플래시 제품 전반에 걸쳐 폭넓게 쓰이는 기술이라는 게 문제였어요. 배심원단은 이번 배상액이 2026년 3월30일까지의 과거 침해분에 대한 러닝로열티(running royalty)라고 명시했는데, 다르게 말하면 앞으로도 계속 로열티 협상이나 추가 소송 이슈가 남아있을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사실 2,290억원이라는 금액 자체는 키옥시아 연간 매출 규모(수조원대)에 비하면 그렇게까지 치명적인 숫자는 아니에요. 근데 문제는 타이밍이었죠. 이번 판결이 나온 시점이 하필 반도체 업종 전체가 이미 흔들리고 있던 때였거든요. TSMC가 2분기에 사상 최대 실적을 냈는데도 설비투자 계획을 연 600억~640억달러로 올려잡으면서 마진 희석 우려가 불거졌고, 그 여파로 SK하이닉스, 마이크론, 웨스턴디지털 같은 메모리 업체들 주가가 줄줄이 조정을 받던 참이었어요. 도쿄증시에서도 어드반테스트 같은 반도체 장비주가 미국발 테크 조정 우려로 함께 밀리고 있었고요. 그 와중에 키옥시아만 놓고 보면 특허소송과 업종 전반 약세가 정확히 겹친 최악의 타이밍이었던 셈이에요.
개인적으로는 이번 하락폭이 좀 과했다고 봐요. 배상액 규모나 항소 가능성을 감안하면 14%는 시장이 과잉반응한 측면이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다만 반도체 랠리가 워낙 AI 수요 기대감 하나로 버텨온 상황이라, 이런 자잘한 악재 하나하나에도 투자심리가 쉽게 흔들리는 것 같긴 해요. 밸류에이션이 높아질수록 뉴스 하나하나에 더 예민해지는 게 어쩔 수 없는 현상이긴 하죠.
키옥시아는 아직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았는데, 업계에서는 항소 절차를 밟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어요. 항소심까지 가면 배상액이 줄어들 수도 있고, 반대로 비아셋이 다른 낸드 업체들을 상대로 비슷한 소송을 추가로 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 같은 경쟁사들도 이번 판결 흐름을 예의주시하고 있을 거예요. 이 특허소송이 여기서 끝날지, 아니면 낸드 업계 전반으로 번질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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