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빈 워시 연준 의장이 잭슨홀에서 결국 매파 본색을 드러냈어요. 발언 직후 금값은 1.2%까지 밀렸고 달러와 국채금리는 동반 강세였습니다. 9월 FOMC서 금리 인상 카드가 다시 현실적인 시나리오로 떠올랐어요.
어제 이 코너에서 캔자스시티 연은 슈미드 총재가 "할 일 남았다"며 잭슨홀 분위기를 매파 쪽으로 밀어붙였다는 소식 전해드렸었죠. 근데 진짜 무게추는 오늘이었습니다. 워시 의장이 오늘 오전 10시(현지시간) 잭슨홀 경제정책 심포지엄 연단에 올라서 첫 마디부터 인플레이션 얘기를 꺼냈거든요.
행사 타이틀은 "금융 혁신과 지급결제·정책"이었는데, 정작 시장이 주목한 건 딴 데였어요. 워시 의장은 "이번 여름 지표가 예상보다 나았던 건 맞지만, 근원 흐름이 의미 있게 개선됐다고는 말할 수 없다"고 했습니다. 원문 그대로 옮기면 상당히 조심스러운 표현인데, 시장은 이걸 "아직 안 끝났다"는 신호로 받아들였어요. 향후 정책 방향에 대한 명시적 가이던스나 반응함수는 끝까지 안 줬습니다. 대신 "더 신뢰할 수 있는 모델과 더 견고한 룰을 만들어가겠다"는 원론적인 얘기로 마무리했고요.
시장 반응은 꽤 즉각적이었습니다. 달러가 발언 직후 강세로 돌아섰고, 그 여파로 금값은 온스당 4,600달러 선 근처에서 최대 1.2%까지 밀렸어요. 10년물 국채금리도 눈에 띄게 올라붙었고요. 정작 뉴욕 증시는 생각보다 담담했는데, 다우는 117포인트(0.2%) 오르면서 주간 기준 1% 가까운 상승을 이어갔고, 나스닥은 0.2% 내리는 데 그쳤습니다. S&P500은 거의 보합.
솔직히 이 정도면 '매파 발언치고는' 증시가 잘 버틴 편이라고 봐요.배경을 좀 더 짚어보면, 지난 7월 FOMC에서 연준은 기준금리를 3.50~3.75%로 다섯 차례 연속 동결했는데 클리블랜드 연은 해맥, 미니애폴리스 연은 카시카리, 댈러스 연은 로건 세 명이 인상 소수의견을 냈었어요. 매파 소수파가 계속 목소리를 키우는 상황에서 의장 본인 입에서 비슷한 톤이 나온 셈이니, 시장이 긴장할 만하죠. 다음 FOMC는 9월 15~16일입니다.
사실 이 패턴, 낯설지 않아요. 지표가 살짝 좋게 나오면 "아직 안심하기 이르다"는 매파 발언이 바로 따라붙는 흐름, 파월 시절에도 여러 번 봤던 그림이거든요. 근데 워시 의장은 취임 후 첫 잭슨홀 연설이라는 점에서 좀 다르게 볼 필요도 있다고 생각해요. 시장에 "나 이런 사람이야"라는 신호를 처음 각인시키는 자리였던 거고, 실제로 인상까지 갈지는 별개 문제죠. 이번 발언을 곧이곧대로 9월 인상 신호로 받아들여야 할지, 아니면 그냥 립서비스 성격의 기대관리로 봐야 할지는 솔직히 다음 CPI·고용지표가 나와봐야 감이 잡힐 것 같아요.
금·달러·채권 시장이 이미 베팅을 시작한 지금, 남은 건 3주 뒤 FOMC까지 나올 물가·고용 숫자들이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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