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가 코딩 전문 AI 스타트업 풀사이드에 7조 원을 걸었어요. 라이선스 6조 원, 투자 1조 원, 몸값은 16조 원으로 뛰었어요. 인수는 아니라는데 직원 109명은 이미 엔비디아로 넘어갔어요.
솔직히 이 딜 구조 처음 봤을 때 좀 어이없었어요. 인수도 아니고 인수합병도 아니라는데, 결국 하는 건 딱 인수예요. 8월 20일(현지시간) 블룸버그와 뉴스레터 뉴커머(Newcomer)가 동시에 전한 소식인데, 엔비디아가 AI 코딩 모델 스타트업 풀사이드(Poolside)와 손을 잡았습니다. 정확히는 손을 잡았다기보다, 필요한 것만 쏙 빼갔다는 표현이 더 맞을지도 모르겠어요.
숫자부터 정리하면 이래요. 엔비디아는 풀사이드의 '모델 팩토리'(Model Factory)를 비독점적으로 라이선스하는 데 60억 달러, 그러니까 우리 돈으로 약 8조 3천억 원을 지불하기로 했고요. 여기에 별도로 10억 달러(약 1조 4천억 원)를 풀사이드에 직접 투자합니다. 이 투자로 풀사이드의 프리머니 밸류에이션은 120억 달러(약 16조 6천억 원)로 매겨졌어요. 두 딜을 합치면 엔비디아가 이 두 살짜리 스타트업 하나에 쏟아붓는 돈이 자그마치 70억 달러, 우리 돈으로 9조 7천억 원 규모입니다.
근데 진짜 재밌는 부분은 여기서부터예요. 풀사이드 창업자들이 투자자들에게 보낸 편지에 이런 문장을 못박아뒀다고 해요. "이건 인수가 아니고, 인수합병(acquihire)도 아니다." 회사는 계속 독립적으로 운영된다는 거죠. 근데 동시에 풀사이드 직원 109명이 엔비디아로부터 정식 입사 제안을 받았습니다. 회사는 남기고 사람은 데려간다 — 이게 요즘 빅테크가 반독점 심사를 피해가면서 AI 인재와 기술을 확보하는 새로운 공식이 된 느낌이에요. 마이크로소프트-인플렉션, 구글-캐릭터AI 때 봤던 그 패턴이 또 반복되는 거죠.
엔비디아가 얻는 건 명확해요. 풀사이드는 2024년 창업 이후 소프트웨어 개발에 특화된 생성 AI 모델 '라구나'(Laguna) 시리즈를 만들어왔는데, XS.2와 M.1 같은 버전들이 코드를 작성하고 디버깅하고 최적화하는 데 쓰입니다. 엔비디아 입장에서는 하드웨어(GPU) 지배력에 더해 소프트웨어 레이어까지 손에 넣으려는 움직임으로 보여요. 칩만 팔아서는 안 되고, 그 위에서 돌아가는 AI 모델 개발 능력까지 쥐고 있어야 한다는 판단인 거죠.
시장 반응은 미묘했습니다. 이 소식이 전해진 뒤 엔비디아 주가는 그 주에 5% 정도 내렸어요. 투자자들이 이 딜을 무조건 반긴 건 아니라는 뜻이겠죠. 대형 반도체 회사가 스타트업 인재 확보에 이렇게까지 큰돈을 쓰는 게, 일부에게는 AI 버블 논쟁에 기름을 붓는 걸로 보였을 수도 있고요.
개인적으로는 이런 '인수 아닌 인수' 딜이 점점 더 노골화되는 게 신경 쓰여요. 규제당국이 인수합병을 들여다보는 사이, 실질적으로 똑같은 결과를 만들어내는 우회로가 계속 생기는 거니까요. 그렇다고 풀사이드가 손해를 본 것도 아니고, 직원들도 엔비디아라는 더 큰 무대로 옮겨가는 거라 딱히 누가 피해자라고 말하기도 애매하긴 합니다.
이 흐름이 앞으로 어디까지 갈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아요. 다음 타깃이 어디가 될지, 그리고 규제당국이 이 방식에 계속 손 놓고 있을지가 진짜 관전 포인트 아닐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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