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채굴업체 테라울프가 앤트로픽과 20년짜리 데이터센터 리스 계약을 맺었어요. 계약 규모는 190억 달러, 켄터키에 401메가와트급 캠퍼스를 짓는 딜이에요. 채굴로 벌던 회사가 AI 인프라 임대업으로 완전히 갈아탄 상징적 사건이죠.
오늘 새벽 나온 소식 하나가 좀 재밌더라고요. 테라울프(TeraWulf)라는 회사, 원래 비트코인 채굴로 먹고살던 곳인데요. 이 회사가 앤트로픽과 20년짜리 데이터센터 임대 계약을 맺었습니다. 규모가 190억 달러, 우리 돈으로 26조 원쯤이에요. 20년 동안 받을 계약금 총액이 그렇다는 거고요.
장소는 켄터키주 호스빌(Hawesville)이라는 동네예요. 여기 원래 뭐가 있었냐면, 센추리 알루미늄이라는 회사의 제련소였대요. 2022년에 문을 닫고 그대로 방치돼 있던 750에이커짜리 부지를, 테라울프가 올해 2월에 현금 2억 달러랑 지분 6.8%를 주고 사들였습니다. 그 땅에 이제 '저스티파이드 데이터(Justified Data)' 캠퍼스라는 이름으로 AI 전용 데이터센터를 짓는 거고요.
규모도 만만치 않아요. 최대 전력 용량이 401메가와트라는데, 이 정도면 웬만한 소도시 하나를 통째로 돌릴 수 있는 전력이에요. 2027년 하반기에 1차분이 가동되고, 2028년 초까지 401메가와트 전체가 다 채워질 예정이라고 하네요. 앤트로픽은 여기에 더해 5년씩 두 번 더 연장할 수 있는 옵션도 갖고 있다고 하니, 잘하면 30년짜리 관계가 될 수도 있겠죠.
근데 사실 이 딜에서 진짜 재밌는 부분은 따로 있어요. 테라울프가 원래 어떤 회사였는지를 생각하면요. 비트코인 채굴로 전기 잔뜩 써가며 코인 캐던 회사가, 이제는 그 전기 인프라를 AI 회사한테 통째로 빌려주는 사업으로 갈아탄 거잖아요. 채굴업체들 입장에서는 지금 이게 완전 대세인 것 같아요. 코인 가격 등락에 휘둘리는 것보다 앤트로픽 같은 큰손한테 20년 장기 계약으로 매출을 고정시키는 게 훨씬 안정적이니까요.
같은 날 테라울프는 또 다른 거래도 발표했는데요. 텍사스에 갖고 있던 데이터센터 지분 50.1%를, 합작 파트너인 플루이드스택이 이끄는 투자자 그룹에 팔기로 했어요. 대략 5억 3천만 달러 규모고, 원래 4억 5천만 달러 투자했던 걸 감안하면 8천만 달러 정도 차익을 남긴 셈이죠. 대금은 서명 후 14일 안에 2억 5천만 달러, 올해 12월 말까지 1억 5천만 달러, 내년 4월 말까지 나머지 1억 3천만 달러, 이렇게 세 번에 나눠 받는대요.
시장 반응도 즉각적이었어요. 테라울프 주가는 발표 당일 4.86% 올라서 22.21달러에 마감했고, 거래량은 평소 3개월 평균보다 135%나 많은 7,330만 주가 오갔습니다. 비슷한 업종인 사이퍼 디지털은 8.43%, 아이렌은 13.11%나 뛰었고요. AI 데이터센터 임대라는 테마 자체에 투자자들이 반응한 거겠죠.
솔직히 말하면 이런 딜을 볼 때마다 좀 복잡한 기분이 들어요. 20년, 30년짜리 전력 계약이 계속 쌓이는 걸 보면 AI 인프라 수요가 진짜 그만큼 있다는 신호 같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다들 비슷한 시기에 비슷한 베팅을 몰아서 하는 거 아닌가 싶기도 하고요. 어쨌든 옛날 알루미늄 제련소 부지가 AI 데이터센터로 다시 태어나는 그림 자체는, 미국 제조업 쇠퇴와 AI 붐이 같은 지도 위에서 교차하는 순간처럼 보이기도 하네요.
앞으로 이런 '전통 산업 부지 재활용 + AI 데이터센터' 조합이 더 늘어날지, 아니면 지금이 정점일지는 조금 더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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