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거래소가 코스피·코스닥 정규장 마감을 오후 8시로 늦추기로 했어요. 약 2400개 종목이 대상이고 월요일부터 바로 시행에 들어갑니다. 유럽 시간대 외국인 자금을 노린 조치인데 유동성 우려도 함께 나오고 있어요.
10년 만이라고 하면 좀 실감이 나시려나요. 한국거래소(KRX)가 코스피·코스닥 정규장 마감 시간을 기존 오후 3시 30분에서 오후 8시까지로 늘리기로 했습니다. 이번 주 월요일부터 바로 적용되고, 대상 종목은 코스피·코스닥 합쳐 약 2400개예요. 일단 ETF는 이번 확대 대상에서 빠졌다고 하네요.
배경은 간단해요. 서울을 국제 자본이 더 편하게 드나드는 시장으로 만들겠다는 거죠. 지금 정규장이 오후 3시 30분에 끝나버리면 유럽 투자자들은 자기네 오전 시간에 한국 시장을 아예 볼 수가 없거든요. 마감을 오후 8시까지 늘리면 유럽 업무시간대(한국 기준 오후 4시~자정 사이)와 겹치는 구간이 생기니까, 그만큼 유럽계 기관 자금이 붙기 쉬워지는 그림이에요.
사실 이 흐름, 한국만의 얘기가 아니에요. 세계 최대 시장인 미국 증시가 연말부터 거래시간을 23시간으로 늘리기로 하면서 나스닥·뉴욕증권거래소가 이미 거래시간 연장을 밀어붙이고 있고, 일본·영국·호주도 비슷한 경쟁에 뛰어들고 있습니다. 각국 거래소들이 "미장이랑 경쟁하려면 우리도 시간을 늘려야 한다"는 절박함을 느끼고 있는 거죠. 한국거래소도 이번 확대를 24시간 거래라는 장기 목표로 가는 중간 단계로 보고 있고, 프리마켓(장전 시간외거래) 도입도 2027년 말까지 추진한다고 밝혔어요.
아래는 이번 거래시간 확대 전후를 비교한 그림이에요.
근데 낙관적인 얘기만 있는 건 아니에요. 이미 대체거래소(ATS)인 넥스트레이드(Nextrade)가 2025년 3월부터 장전·야간 세션을 운영해왔는데, 몇 달 만에 이 시간대 거래가 전체 거래량의 3분의 1 가까이를 차지했다고 해요. 문제는 이 중 80% 이상이 개인 투자자 물량이었다는 점이에요. 정작 노리는 외국인 기관 자금은 아직 본격적으로 안 들어왔다는 뜻이거든요.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 같은 대형주도 야간 시간대엔 호가창이 얇아서, 외국인 입장에선 큰 물량을 넣기 부담스러울 수 있다는 지적도 나와요. 게다가 외환시장 야간 거래가 제한적이다 보니 환헤지 비용이 늘어나는 것도 걸림돌이라고 하고요.
저는 이 정책 방향 자체는 맞다고 봐요. 근데 유동성이 정말 유럽·미국계 기관 자금으로 채워지느냐가 관건이지, 시간만 늘린다고 저절로 외국인이 들어오진 않을 것 같거든요. 넥스트레이드 사례처럼 개인 투자자 거래만 늘어나는 그림이 되면, 거래소가 원했던 그림과는 좀 다른 결과가 될 수도 있고요. 일단 월요일부터 실제로 어떤 흐름이 나타나는지 지켜봐야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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