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디젤 정제마진(크랙스프레드)이 배럴당 102.20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찍었어요. 러시아 수출 중단과 중동 정제시설 타격이 겹치며 벌어진 일입니다. 밸레로·마라톤페트롤리엄·필립스66 등 정유주는 올해 들어 최대 두 배 가까이 뛰었어요.
관련 종목: Valero Energy (VLO) · Marathon Petroleum (MPC) · Phillips 66 (PSX)
정유 업종 얘기를 좀 해볼게요. 원유값 얘기는 요즘 워낙 많이 나오는데, 사실 요즘 진짜 심상찮은 건 원유가 아니라 정제마진이에요. 미국 디젤 크랙스프레드가 8월 중순 배럴당 102.20달러까지 올라가면서 사상 처음으로 100달러 선을 넘었습니다. 평소 수준의 다섯 배쯤 되는 숫자고, 최근 엿새 중 닷새를 신고가로 마감했다고 하니 거의 매일 기록을 새로 쓰는 중이에요.
이게 왜 이렇게 됐냐면, 공급 쪽에서 두 가지 큰 구멍이 동시에 뚫렸어요. 하나는 러시아예요. 전 세계 디젤 공급의 약 10%를 담당하던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의 정제시설 공격 여파로 국제 디젤 수출을 중단했어요. 다른 하나는 중동인데, 이란과의 갈등이 격화되면서 호르무즈 해협 통행에 차질이 생기고 여기에 정제시설 공격까지 겹쳤습니다. IEA는 이 여파로 전 세계 해상 석유제품 교역량이 하루 380만 배럴이나 줄었다고 집계했더라고요. 공급은 줄고 수요는 그대로니까 마진이 폭발한 거죠.
정유주만 놓고 보면 3-2-1 크랙스프레드(원유 3배럴로 휘발유 2배럴+디젤 1배럴을 만들 때 남는 마진)도 배럴당 약 70달러까지 올라 2022년 에너지 위기 때 기록을 이미 넘어섰어요. 그래서 밸레로(VLO)는 347.19달러로 1.62% 올랐고, 마라톤페트롤리엄(MPC)은 358.18달러로 0.78%, 필립스66(PSX)은 240.55달러로 2.97% 상승 마감했습니다. 올해 들어서는 밸레로와 마라톤이 거의 두 배 가까이 뛰었고 필립스66도 66% 올랐다고 하니, 이 업종이 조용히 얼마나 잘 나갔는지 알 수 있어요.
근데 솔직히 이 랠리를 계속 믿어도 되나 싶은 생각도 들어요. 정제마진이라는 게 원래 변동성이 큰 지표고, 지정학 리스크가 완화되거나 신규 정제설비가 가동되면 순식간에 꺾일 수 있거든요. CNBC도 최근 정유주 랠리가 "역사적으로 유례없는 수준"이라며 과거 사례를 보면 이런 급등 뒤엔 조정이 따라왔다고 짚었어요. 배당과 자사주매입으로 주주환원까지 탄탄히 받쳐주고 있다는 점은 매력적이지만, 지금 진입하기엔 이미 늦은 건 아닌지도 고민되는 지점이고요.
이란 사태와 러시아 수출 중단, 둘 중 하나라도 풀리면 마진은 빠르게 정상화될 가능성이 커요. 그때까지는 정유주가 계속 시장의 조용한 승자 자리를 지킬지, 아니면 생각보다 빨리 국면이 바뀔지 지켜봐야 할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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