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대통령이 6월 2일, "첨단 인공지능 혁신 및 안보 증진"이라는 제목의 행정명령에 서명했습니다. 핵심 내용은 간단해요. AI 기업들이 강력한 모델을 일반에 공개하기 30일 전에, 연방 정부가 먼저 테스트할 수 있도록 자발적으로 협조해달라는 겁니다. 행정명령이라고 하면 강력한 규제처럼 들릴 수 있는데, 사실 이번엔 '강제 없음'이 가장 중요한 포인트입니다. 본문에도 "이 조항은 강제적 허가나 사전 승인 요건을 수립하는 것으로 해석되어선 안 된다"고 명시돼 있거든요.
근데 솔직히, 백악관이 직접 협조를 요청하는데 OpenAI나 Anthropic, Google 같은 회사들이 대놓고 거부할 수 있을까요? 업계 입장에서는 자발적 협조라는 이름이 붙어 있어도 사실상 무언의 압박처럼 느껴질 수 있습니다. 특히 정부 계약이나 규제 환경에 민감한 기업들은 더더욱 그렇겠죠.
이 행정명령이 이렇게 늦어진 데는 사연이 있어요. 원래 한 달 전에 서명될 예정이었는데, 트럼프가 막판에 제동을 걸었습니다. 초안에는 기업들이 출시 전 90일 동안 정부 검토를 받아야 한다는 조항이 있었거든요. "90일이면 미국 AI 기업들이 중국보다 석 달 늦게 모델을 출시하게 된다"는 우려가 트럼프에게 전달됐고, 결국 검토 기간을 30일로 줄이고 강제성도 없애는 방향으로 수정됐습니다. 트럼프 행정부 특유의 논리가 잘 드러나는 장면이에요 — 혁신에 방해된다 싶으면 과감히 뺀다는 거죠.
행정명령에는 사이버보안 관련 내용도 상당합니다. 연방 기관들은 30일 안에 AI 기반 방어 도구 도입을 우선순위로 올려야 하고, "AI 사이버보안 클리어링하우스"라는 정부-민간 공동 취약점 정보 공유 플랫폼도 만들어야 합니다. 농촌 병원이나 지역 은행처럼 보안 인력이 부족한 곳에도 AI 방어 도구를 보급하겠다는 내용도 담겨 있어요. 법무장관에게도 명확한 임무가 주어졌는데, AI를 이용한 해킹과 데이터 침해에 대한 형사 집행을 최우선 과제로 두어야 한다는 겁니다.
개인적으로는 실제 효과에 대해 반신반의합니다. 30일 안에 연방 기관이 최첨단 AI 모델을 의미 있게 평가할 기술적 역량이 있는지가 솔직히 의문이에요. 표준화된 평가 벤치마크도 아직 만들어야 하는 단계인데, "30일 동안 먼저 볼게요" 수준에 그친다면 진짜 안보 강화인지 이벤트성 제스처인지 구분이 안 될 것 같거든요.
그래도 한 가지는 확실합니다. 미국 정부가 AI 개발 과정에서 완전히 뒤로 물러서 있겠다는 자세는 버렸다는 거예요. 규제는 최소화하되, 국가 안보 영역에서는 적어도 들여다볼 권리를 갖겠다는 의지를 보인 겁니다. 앞으로 주요 AI 기업들이 이 요청에 어떻게 반응할지, 그리고 실제로 사전 테스트가 이뤄진다면 그 결과가 어떻게 쓰일지 — 지켜봐야 할 부분들이 많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