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고객 리서치 스타트업 리슨랩스가 멘로벤처스와 서명까지 마친 1억 2500만 달러 투자를 스스로 철회했습니다. 세일즈포스가 약 20억 달러에 인수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라는 소식이 배경으로 꼽힙니다. 벤처업계에서는 서명한 텀시트를 뒤집는 건 극히 이례적이라며 술렁이고 있습니다.
9월 9일 테크크런치 보도로 알려진 얘기인데요, 이거 좀 흔치 않은 케이스라 눈길이 가더라고요. 리슨랩스라는 스타트업이 멘로벤처스로부터 1억 2500만 달러를 유치하는 시리즈C 텀시트에 이미 서명까지 해놓고, 그 라운드를 자기 발로 걷어찼다는 소식입니다. 💰
리슨랩스가 뭐 하는 곳이냐면, AI 음성·영상 인터뷰로 시장조사를 자동화하는 회사예요. 2023년에 독일 알고리즘 대회 챔피언 출신인 플로리안 윙어만과 스태핑 스타트업을 창업했던 알프레드 발포르스가 같이 차렸고요. 설문 문항을 짜고 사람 대신 AI가 고객을 인터뷰한 다음, 그 대화를 리포트랑 PPT로 정리해주는 서비스인데 마이크로소프트, 캔바, 앤스로픽, 스윗그린 같은 곳들이 쓰고 있다고 해요. 전통 리서치 업체보다 훨씬 싸고 빠르게 뽑아준다는 게 포인트죠.
숫자만 보면 성장세가 꽤 가파릅니다. 올해 1월 시리즈B에서 리빗캐피털 주도로 6900만 달러를 유치하면서 몸값이 5억 달러였거든요. 근데 이번에 철회한 시리즈C 텀시트는 그로부터 8개월 만에 밸류 15억 달러, 연환산매출(ARR)은 대략 3000만 달러 수준이었다고 해요. 창업 3년 차 스타트업치고는 확실히 빠른 속도죠.
근데 왜 사인까지 한 걸 뒤집었냐, 그 배경으로 지목되는 게 세일즈포스 인수설입니다. 세일즈포스가 리슨랩스를 약 20억 달러에 사들이는 방안을 논의 중이라는 얘기가 나왔고, 아직 확정된 건 아니지만 이게 성사되면 시리즈C 밸류보다 훨씬 높은 값을 받게 되는 셈이거든요. 굳이 낮은 값에 투자를 받아놓을 이유가 없어진 거죠.
벤처업계 반응이 좀 재밌는데, 서명한 텀시트를 스타트업이 스스로 파기하는 건 업계에서 정말 드문 일이고 대체로 곱지 않은 시선을 받는대요. 그래도 VC들 얘기 들어보면, 세일즈포스 인수 협상이 엎어지더라도 리슨랩스는 결국 20억 달러 이상 밸류로 다시 시장에 나올 거라고 보는 분위기입니다. 이 바닥 경쟁도 만만치 않아서, 비슷한 서비스 하는 시밀레가 최근 2억 달러를 유치하며 20억 달러 밸류를 찍었거든요. 아웃셋, 케플러, 아루 같은 곳들도 다 이 시장 노리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