텍사스 인스트루먼츠가 2분기 매출·EPS 모두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더블비트를 냈어요. 매출 54억 6천만달러, EPS 2.14달러로 전년 대비 각각 23%, 52% 증가했습니다. 그런데 주가는 시간외에서 3.5% 빠졌어요 — 이미 너무 오른 밸류에이션이 발목을 잡은 걸로 보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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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이번 텍사스 인스트루먼츠(TXN) 실적표만 보면 나무랄 데가 없어요. 22일(현지시간) 장 마감 후 발표된 2분기 매출은 54억 6천만달러로 월가 예상치 52억 5천만달러를 가볍게 넘겼고, 순이익은 19억 8천만달러, 주당순이익(EPS)은 2.14달러를 기록했습니다. 시장이 보고 있던 EPS 1.92달러보다 훨씬 높은 숫자예요.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3%, EPS는 무려 52% 늘었으니 누가 봐도 '어닝 서프라이즈'죠.
사업부별로 뜯어봐도 흠잡을 게 별로 없었어요. 핵심 사업부인 아날로그(Analog)는 매출 43억 6,500만달러로 26% 성장했고, 영업이익은 50%나 뛰었습니다. 임베디드 프로세싱도 매출 7억 8,800만달러(+16%), 영업이익은 98% 급증했고요. 산업(industrial)이 전년 대비 30% 늘고 자동차가 두 자릿수 성장, 데이터센터向 매출은 아예 두 배가 됐다고 하니 반도체 다운사이클이 확실히 지나갔다는 신호로 읽혀요. 3분기 가이던스도 매출 56억 5천만~61억 5천만달러, EPS 2.23~2.57달러로 시장 컨센서스(매출 56억 1천만달러)를 웃도는 수치를 제시했습니다.
근데 이 좋은 소식에도 주가는 시간외 거래에서 3.45% 떨어져 284.04달러를 기록했어요. 시가총액으로 치면 하루 만에 100억달러 넘게 증발한 셈이죠. 왜 이런 일이 벌어졌을까요.
사실 답은 숫자 자체보다 '어디서 출발했느냐'에 있는 것 같아요. TXN 주가는 올해 들어서만 약 69% 급등했습니다. 작년 초까지만 해도 180달러 근처에서 2년 가까운 재고 조정 한파를 견디던 종목이었는데, 지금은 300달러 턱밑까지 올라와 있거든요. 문제는 밸류에이션이에요. 현재 주가수익비율(PER)이 50배 안팎으로 10년 최고치인 55배에 근접해 있어요. 포워드 PER 기준으로도 35배 수준이라 역사적 평균 대비 상당한 프리미엄이 붙은 상태고요. 이 정도로 미리 달려나간 주가라면, '어닝 더블비트+가이던스 상향'조차 시장 눈높이를 만족시키기엔 부족했다는 얘기가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