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의 차세대 랙 시스템 '카이버'가 2028년으로 1년 넘게 밀렸어요. 원인은 PCB 미드플레인이라는 회로기판 부품의 제조 난이도예요. AMD와 구글에게는 고성능 랙 시장에서 드문 기회가 열릴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와요.
엔비디아한테도 이런 일이 생기는군요. 반도체 리서치 업체 세미애널리시스(SemiAnalysis) 분석을 CNBC가 7월 6일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엔비디아의 차세대 랙 스케일 아키텍처 '카이버(Kyber)'가 원래 계획보다 1년 넘게 밀려서 2028년에나 나올 걸로 보인다고 해요. 카이버는 2027년 출시 예정이던 루빈 울트라(Rubin Ultra) 칩을 대량으로 묶어 넣는 랙 시스템, 그러니까 데이터센터에 GPU를 고밀도로 쟁여넣는 하드웨어 뼈대예요.
문제는 의외로 첨단 칩 자체가 아니라 회로기판이었어요. 카이버 안에 들어가는 'PCB 미드플레인'이라는 부품이 제조 난이도가 너무 높아서 양산이 안 된다는 거예요. 사실 GPU 성능 경쟁 얘기만 듣다 보면 잊기 쉬운데, 이런 극한의 고밀도 시스템은 결국 전력을 나르고 신호를 이어주는 기판 하나가 병목이 될 수 있다는 걸 보여주는 사례네요.
임시방편도 통하지 않았다
엔비디아가 내놓은 대안은 서버 랙 두 개를 물리적으로 이어 붙이는 방식이었는데, 클라우드 서비스 업체(CSP)들과 하이퍼스케일러들이 이걸 거절했다고 해요. 운영이 번거롭고 비용도 안 맞는다는 이유였죠. 결국 이 백업 플랜 자체가 취소됐어요. 여기에 더해 여덟 개 랙을 광연결로 묶는 대형 시스템 NVL576도 지연되거나 소량 생산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고 하고, 랙 두 개를 뒤로 붙이는 NVL72x2 설계는 아예 취소됐다는 얘기까지 나와요.
엔비디아는 CNBC 질의에 답변하지 않았다고 하네요. 침묵이 길어질수록 이 보도가 사실에 가깝다는 심증만 굳어지는 분위기예요.
솔직히 이 소식이 재밌는 건 타이밍 때문이기도 해요. 요즘 AI 인프라 얘기 나올 때마다 엔비디아가 GPU 부족 시대의 절대 강자처럼 그려지잖아요. 근데 정작 병목이 첨단 다이가 아니라 회로기판 양산성에서 터졌다는 게, 첨단 하드웨어 공급망이 얼마나 촘촘하고 취약한지를 새삼 보여주는 것 같아요. CNBC는 이 지연이 AMD나 구글 같은 경쟁사한테 고성능 랙 시장에서 보기 드문 틈을 열어줄 수 있다고 짚었는데, 물론 이건 어디까지나 시장 분석이지 확정된 전략적 우위는 아니라는 단서도 달았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