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질리티 로보틱스가 안전펜스 없이 사람과 나란히 일하는 휴머노이드 디짓5를 공개했어요. 사전 주문만 3억 달러 넘게 쌓였고 12월부터 고객사에 실제로 출하돼요. 창고·공장 로봇이 '우리 밖'으로 나오는 순간이 생각보다 빨리 왔어요.
솔직히 휴머노이드 로봇 뉴스는 요즘 너무 많이 나와서 웬만한 발표로는 눈도 안 가는데, 이번 건 좀 다르더라고요. 오리건 기반 스타트업 어질리티 로보틱스가 새 휴머노이드 디짓 V5를 공개하면서 내세운 문구가 '협업적으로 안전한(cooperatively safe)' 로봇이라는 거예요. 말이 좀 어렵게 들리는데 풀어보면, 지금까지 공장 로봇은 사람이 가까이 못 오게 철제 펜스로 둘러싸 놓는 게 기본이었는데, 디짓5는 그 펜스를 없애고 사람 바로 옆에서 같이 작업하도록 설계됐다는 얘기예요.
핵심은 안전 아키텍처예요. 사람을 감지하는 센서, 움직임 신호를 미리 읽는 모션 큐, 그리고 메인 컴퓨터와 별도로 돌아가는 독립 안전 컨트롤러까지 갖췄고, 엔비디아의 IGX Thor 플랫폼과 로봇용 안전 소프트웨어 헤일로스를 기반으로 만들었다고 해요. 오작동이 나도 안전 회로가 따로 판단해서 멈춘다는 거죠. 이게 진짜 믿을 만한 수준인지는 현장에서 몇 달은 돌려봐야 알겠지만, 접근 방식 자체는 꽤 구체적이에요.
숫자도 인상적이에요. 이미 3억 달러 넘는 다년 계약 사전주문이 쌓였고, 파이프라인에 있는 고객사만 30곳이 넘는다고 하네요. 특정 계약 조건 충족을 전제로 한다는 단서가 붙긴 했지만, 창고·물류 업계에서 이 정도 규모의 사전 계약은 흔치 않아요. 첫 고객사 출하는 12월로 예정돼 있어서, 연말이면 디짓5가 사람 옆에서 실제로 짐을 나르는 모습을 볼 수 있을 것 같아요.
어질리티는 올해 처칠 캐피털 코프 XI와의 합병으로 25억 달러 규모 거래를 통해 상장 절차도 밟고 있어요. 휴머노이드 로봇 업체가 미국 증시에 데뷔하는 첫 사례 중 하나라, 투자자 입장에서도 이 회사 실적이 앞으로 업계 전체의 바로미터처럼 여겨질 가능성이 커요.
개인적으로는 '펜스를 없앤다'는 게 기술보다 더 큰 의미가 있다고 봐요 🤖. 지금까지 공장 로봇이 일자리를 대체한다는 논쟁은 늘 있었지만, 펜스 안에 갇혀 있는 한 로봇이 사람과 '같은 공간'에 있다는 느낌은 없었거든요. 근데 디짓5처럼 바로 옆에서 같이 상자를 나르기 시작하면 이 논쟁이 훨씬 더 체감되는 방식으로 바뀔 것 같아요.